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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국선열과 호국영령에게 꽃 한 송이 바치는 마음으로!

제64회 현충일 추념식, 성남에서 국립대전현충원까지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19/06/08 [13:48]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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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총소리가 충혼탑 경내를 울렸다.     © 비전성남
 

6월 6일 오전 9시 57분 태평4동 현충탑 경내에서 제64회 현충일 추념식이 시작됐다. 국민의례가 끝나고 조포가 울려 퍼졌다.

 
▲ 유가족을 인사로 맞이하는 성남여중학생들     © 비전성남

 

이날 현충탑으로 오르는 계단에서 성남여중생 60여 명이 인사를 하며 불편한 유가족을 부축해 주기도 했다.

    
▲ 차 봉사를 하는 태평4동 새마을부녀회원들     © 비전성남

 

태평4동(동장 이경자) 새마을 부녀회원들은 이른 아침부터 현충탑을 찾는 시민들을 위해 시원한 음료와 따뜻한 차를 준비했다.

    
▲ 추념사를 하는 은수미 성남시장     © 비전성남

 

은수미 성남시장은 추념사를 통해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번영은 조국을 위해 온 몸을 던지신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의 희생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보훈가족들이 명예와 자부심을 가지고 당당할 수 있도록 예우와 기림에 부족함이 없도록 노력하겠다. 국가유공자와 보훈가족들께 감사드린다”는 인사말을 전했다.

 
▲ 대한민국 6.25참전유공자회 장근식 회장     © 비전성남
▲ 헌시를 낭송하는 상이군경회 송병조 회장     © 비전성남
▲ 헌시     © 비전성남

 

참석자들은 차례차례 헌화, 분향했다. 상이군경회 성남지회 송병조 회장이 헌시를 낭독해 함께한 이들의 가슴을 울렸다. 성남시 기독교연합회, 불교사암총연합회에서 영령들의 혼을 달래 주는 기도와 독경이 이어졌다.

 
▲ 헌화와 분향을 하는 학생 대표들     © 비전성남

 
▲ 유족대표로 인사하는 전몰군경유족회 유연천 회장     © 비전성남

    

마지막으로 대한민국전몰군경유족회 유연천 성남지회장이 유족대표로 인사를 했다.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은 물론 국가유공자의 거룩한 희생정신이 존경받고 정당한 예우를 받을 수 있도록 후손이나 가족들의 고통이나 서러움도 쓰다듬고 어루만져 달라”는 간곡한 부탁도 잊지 않았다.

    
▲ 헌화, 분향하는 전몰군경유족회 유연천 회장, 미망인회 옥승민 회장     © 비전성남

 

미망인회(회장 옥승민) 회원들과 전몰군경유족회(회장 유연천) 회원들은 4대의 버스에 나눠 타고 국립대전현충원으로 향했다.

 
▲ 국립대전현충원 묘역. 30년을 넘게 아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태평동 이재천 씨     © 비전성남

 

“아들, 아빠가 왔다. 빛 바라지 않은 꽃을 보니 친구들이 왔다 갔구나!” 아들의 비석을 닦고 닦으며 아들과 인사를 나눴다. 태평3동 이재천(82) 씨는 103묘역에 잠들어 있는 아들(육군병장 이충호)을 찾았다.

    

풍생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연세대 시험을 치렀던 아들은 20살에 자원입대를 했다. 1987년 11월 제대를 2개월 남겨놓고 화학 중대 3박4일 동계훈련 도중 순직했다. 아들 앞에 소주 한 잔 따라놓고, 아들이 좋아했던 과자를 올려놓고 들려주는 아버지의 이야기는 가슴 먹먹했다. 영혼결혼식을 올려줬다고 했다.

 
▲ 위례동 김경순 씨는 32년째 아들을 만나러 간다.     © 비전성남

 

같은 묘역, 김정곤 육군이병은 입대한 지 20일 만에 인제에서 순직했다. 1988년 1월 추운 날에 아들을 보내고 도무지 살 것 같지 않던 날들, 어느새 32년을 아들을 만나러 오고가는 동안 이젠 웃을 수 있게 됐다고 한다.

    

김경순(80·위례동) 씨는 아들 이름이 새겨진 비석을 닦고, 밥과 찬을 차리고, 두툼하니 잘라 구워 온 소고기도 한 점 올리고, 소주 한잔 을 주거니 받거니 아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마침 현역인 큰집 조카 김종호 상병이 외출을 나왔다.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와 함께 당숙아저씨를 만나러 현충원을 찾았다는 김 상병은 ‘오늘’을 잊지 않기 위해 오게 됐다고 한다.

    
▲ 아들의 묘 앞에서 오열하는 은행동 김숙자 씨     © 비전성남

 

은행동에서 온 김숙자(77) 씨는 두 무릎을 꿇고 앉아 기도를 올리듯 눈물을 닦으며 아들을 불렀다. 아파서 쓰러진 뒤 서울병원에서 이송돼 1988년 1월 2일 분당 국군수도병원에서 순직했다는 안홍신 육군 일병. 일찍 아버지를 여의고, 입대한 후 처음 외박을 나왔을 때 “엄마”라고 부른 것이 어머니가 기억하는 군대시절 아들의 전부다. 30년이 훌쩍 지난 지금도 많이 보고 싶고 그립다는 어머니의 사랑은 절절하기만 하다.

    
▲ 이형빈 씨가 당시 해군 입대했던 19살의 32년 전 아들을 만나고 있다.     © 비전성남

 

이인석 해군 이병을 찾은 이형빈(77·금곡동) 씨는 아들이 머리를 다쳐 포항에서 수술한 후 분당 국군수도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일어나지 못했다고 했다. 1988년 11월 22일 19살의 아들을 그렇게 억울하게 보냈다고 한다.

    
▲ 김도규 애국지사 묘지(성남문화원 김정진 사무국장의 증조부)     © 비전성남
▲ 김도규 애국지사님의 명복을 빕니다!     © 비전성남
▲ 동천 남상목 의병장(성남, 손자 남기형 회장)의 묘지     © 비전성남
▲ 동천 남상목 의병장의 명복을 빕니다!     © 비전성남

 

성남버스가 오후 4시에 출발한다기에 부지런히 애국지사 묘역을 찾았다. 김도규 애국지사, 남상목 순국선열, 최석호 애국지사께서 잠들어 계신 묘역은 산새 소리 들려 외롭지 않으시겠다.

 
▲ 애국지사 최석호(금곡동 최창화 씨 부친)     © 비전성남
▲ 최석호 애국지사님의 명복을 빕니다!     © 비전성남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나라 위해 고귀한 목숨을 바친 국군장병들을 추모하는 현충일과  6·25 한국전쟁을 기억하는 달이다.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는 어린이가 부르는 애국가가 조용조용 들려왔다.

 
▲ 6월은 호국보훈의 달임을 잊지 말자     © 비전성남

    

 

취재 이화연 기자 maekra@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