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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 ‘백제 판교 석실분 출토 유물展’ 개최

판교박물관 수장형 전시실 개관 첫 전시... 2020년 4월 30일까지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19/06/24 [12:14]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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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보세요, 자세히 보면 나뭇결 흔적이 보여요.”
 
판교박물관 정은란 학예사가 관못 중 하나(관에 쓰이는 못)를 가리켰다.
 
도대체 어디에 있다는 말인가, 한참을 바라봤다. 녹슨 관못 머리 아래에 가로로 나뭇결이 새겨져 있었다. 못에 담긴 긴 세월이 왜 그렇게 벅차게 느껴졌는지는 잘 모르겠다. 나뭇결을 발견하는 순간 관못에서 내게로 에너지가 훅 전해졌다. 한꺼번에 다가오는 1600년의 시간이 거기에 있었다.

판교박물관에서는 백제 판교 석실분 출토 유물전을 진행 중이다. 2002~2008년 판교 택지개발 당시 발굴한 백제 돌방무덤 9기에서 출토된 토기류와 금속 장신구, 철제 관못 등 221점을 관람할 수 있다.

지난 5월 21일 개관한 수장형 전시실에 마련된 첫기획 전시회다.

이번 전시 유물은 발굴기관인 한국문화재재단(충북 청주시)이 보관하다 지난해 12월 26일 판교박물관으로 옮겨온 4,741점의 판교지역 출토 유물 중 일부다. 넓지 않은 공간이지만 그 안에서 백제 판교 석실에서 나온 진본 유물을 볼 수 있다.
 
유물을 통해 무덤 주인의 신분을 추정할 수 있다. 판교에서 발견된 석실분(돌방무덤)에서는 무기류나 농기구가 아닌 장신구, 토기 등이 출토됐다. 이를 통해 무덤의 주인이 무사가 아닌 지식인 계층임을 추정할 수 있다. 
 
수장형전시실은 온도와 습도가 조절되는 수장고형태를 띠고 있다. 유리문을 통해 실제 유물이 보관되고 관리되는 모습을 볼 수 있게 조성돼 있다. 문화재가 어떤 단계를 거쳐 박물관에 전시되는지 볼 수 있는 곳이다. 판교지역에서 출토된 유물이 빼곡히 보관돼 있다.

유물 파편이 들어 있는 플라스틱 상자, 파편 상태로 출토된 유물이 조각조각 맞춰져 있는 것이 보였다. 탄천에서 낚시를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어망추, 판교지역민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생활용품, 건물의 규모를 추정할 수 있는 기와, 장신구, 우리나라 도자기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을 만큼 다양하고 수준 높은 도자기도 자리하고 있었다.

이번 ‘백제 판교 석실분 출토 유물전’을 시작으로, 10여 년 만에 발굴 장소로 돌아온 유물들을 단계별로 일반에 공개할 방침이다. “박물관은 살아있어요. 시민과 소통하는 공간. 끊임없이 바뀌고 개선돼 유물과 박물관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공간이에요.” 정은란 학예사의 말이다.
 
박제된 유물이 전시된 공간이 아닌 살아 있는 공간, 판교박물관에서 백제를 만나 보자. 판교박물관에 있는 백제 석실분은 출토 유물과 기법으로 볼 때 백제의 전형적인 석실분으로 학계에서는 “판교형 석실분”으로 불리고 있다.

판교박물관 031-729-4535
취재 박인경 기자  ikpark942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