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9일(토) 오후 1시, 분당구 서현어린이공원에서 ‘도깨비장터’ 축제가 열렸다. 이 행사는 경기도와 경기문화재단 주최, 성남서현문화의집 주관으로 이뤄졌다. 꼼지락 체험거리, 맛있는 먹을거리, 어린이 벼룩시장을 주요 행사로 서현어린이공원에서 판을 벌인 ’도깨비장터‘는 지역동아리들의 공연이 함께해 흥을 더했다.
서현동 시범단지 아파트 숲 사이에 자리 잡고 있는 서현어린이공원은 양 옆으로 단지 내 상가(삼성한신상가 & 서현파크프라자)와 스포츠센터(올림픽스포츠센터 & 패밀리스포츠센터)를 두 날개처럼 펼치고 있고, 서현역 방향 한쪽으로는 서현1동 행정복지센터, 우체국, 어린이집, 지구대, 그리고 이번 행사를 주관한 성남서현문화의집이 놓여 있다. 공원을 가로지르면 서현초등학교와 서현고등학교를 오갈 수 있다. 한마디로 서현어린이공원은 서현동 주민들의 생활 중심이라 할 수 있다.
공원에 들어서니 두 줄로 늘어선 체험·먹거리 부스와 벼룩시장부스가 제일 먼저 눈에 들어왔다.
‘꼼지락 체험거리’에는 제목처럼 아이들이 손을 놀려 만들어 볼 수 있는 체험들이 많다. 가방걸이 만들기, 한지 풍등 꾸미기, 클레이 아트, 에코백 만들기, 석고방향제 만들기, 한방 향주머니 만들기(쑥, 박하, 계피 이용), 비즈 팔찌 만들기, 거울버튼 만들기.
오후 1시가 조금 넘었는데 체험부스에는 벌써 완성품들이 쌓여간다. 풍등 만들기 테이블에서 봉사하는 여학생 둘이 어린아이들의 더딘 손을 보조하는 모습이 가을 햇살만큼 환해 보인다. 풍등 만들기 테이블에서 봉사하고 있던 신효진 학생(돌마고 1)에게 물으니 “이번 축제 봉사를 위해 세 번 정도 미리 성남서현문화의 집에서 실습을 했다”고 한다.
‘친구랑 함께하는 보드게임: 선생님을 이겨라!’ 부스에서는 선생님과 오목 대결을 하다가 다섯줄의 검은 돌을 확인하고는 벌떡 일어나 기뻐하는 친구의 모습도 보인다.
페이스페인팅 부스에서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는 아이들은 생활문화디자이너의 붓놀림에 얼굴과 손목에 꽃이 피어나고 예쁜 백마가 태어나는 광경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체험부스 한쪽 끝에는 먹거리 부스가 놓였다. 국민간식 떡볶이와 어묵을 비롯해 부추전, 소떡소떡, 씨앗호떡이 준비돼 있고 커피와 식혜도 판매한다. 가격은 오백 원에서 이천 원까지 저렴한데 거기다가 할인도 있다. 개인용기를 들고 오는 주민에게는 할인을 해줌으로써 환경보호도 챙기는 세심함이 보인다.
출출한 마음에 떡볶이 부스에 들어가 마침 떡볶이를 드시던 시민(40대 여)과 이야기를 나눴다. “서현동에 살지는 않는다. 서현어린이공원 근처 반찬가게를 자주 이용한다. 반찬 사러 왔다가 도깨비장터 현수막을 보게 돼 오늘 여기를 찾았다”며 “떡볶이도 맛있고 부추전도 너무 싸다. 보통 한 판에 삼사천 원하는데 천오백 원이면 너무 싼 거다. 집에 가져가려고 몇 장을 샀다”며 먹거리 행사에 만족감을 표한다.
먹거리 부스에는 서현마을축제 때마다 만날 수 있는 반가운 얼굴도 보인다. 서현1동 행복마을회의 이현용 고문과 우승옥 대표가 음료부스에서 커피와 유자청 음료, 식혜를 담당하고 있었다.
체험과 먹거리 부스 반대편에는 벼룩시장이 펼쳐졌다. 남편, 아들(서현초 2)과 함께 포켓몬 카드와 책, 인형들을 돗자리 위에 진열한 주부는 동화책 시리즈 두 묶음을 모두 원하는 어르신에게 내놓은 가격의 반값에 판매하면서도 무거운 책을 다 담아갈 봉투가 없음을 미안해한다. 벼룩시장 판매금액의 십 프로는 기부금으로 내놓는다고 한다. 여러모로 따뜻한 마음이 느껴지는 벼룩시장이다.
‘도깨비장터’가 진행되는 동안 성남서현문화의집 곽윤부 관장의 사회로 축제 축하 공연도 진행됐다. 서현시니어합창단, 우케스트라, 옥수수하모니카, 기타수다, 소리원색소폰, 경기교방이 참여해 장터 분위기가 들썩였다.
‘도깨비장터’ 전체 기획과 진행을 맡은 곽윤부 성남서현문화의집 관장에게 이번 행사에 대해 물었다. “체험과 먹거리 부스 책임자들은 모두 서현1동 주민 분들이다. 경기문화재단 ‘생활문화플랫폼 사업’ 일환으로 진행된 행사다. ‘생활문화’는 마을 주민들의 소소한 활동으로 만들어지는 문화를 말한다”며 “생활문화 형태인 ‘도깨비장터’는 마을 주민이 주최가 돼 행사를 준비했다. 7월부터 매달 한 차례씩 총 4차례(7.20, 8.17, 9.28, 10.19) 행사를 했고 오늘 축제로 올해 도깨비장터를 마무리 한다”고 설명한다. 행사 수익금은 연말에 도깨비장터 이름으로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기부된다고 한다.
주민이 생활문화를 만드는 주최인 ‘생활문화디자이너’가 된다는 것이 큰 의미로 다가온 행사였다. 지역공동체의 역할이 이런 것이라고 보여주는 행사라는 생각도 들었다, ‘성남서현문화의집’은 2002년 개관 이래 시민문화예술 활성화와 시민들의 창의적 삶을 위한 지원에 힘쓰고 있다. 다양한 교육프로그램, 동아리활동 공간지원, 무료 전시, 문화예술특강, 서현마을극장 등을 제공하며 서현동 주민들의 문화·예술 활동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다. 취재 조윤수 기자 choyoonsoo@gmail.com 저작권자 ⓒ 비전성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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