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은 클라라 슈만(1819~1896) 탄생 200주년이 되는 해다. 이를 기념해 클라라의 피아노 음악 한 작품과 그녀의 음악 인생에서 중요한 두 인물을 시리즈로 함께 소개하려고 한다.
클라라의 작품 <슈만 주제에 의한 변주곡, 작품번호 20>은 클라라가 남편 로베르트 슈만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만든 곡이다. 작품명 그대로, 슈만의 곡 멜로디를 가져와 주제로 삼고 그것을 변주해 만든 작품(주제와 일곱 개의 변주로 구성된 작품)이다.
클라라가 슈만과 결혼 이후 작곡을 포기하고 남편의 작품을 알리는 연주에 집중했다는 사실을 알고 나면 클라라가 남편의 43세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다시 펜을 들었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클라라와 슈만의 사랑은 음악애호가라면 모두가 아는 너무나 유명한 이야기다.
당시 라이프치히의 유명한 피아노 교수인 프리드리히 비크(클라라의 아버지) 문하생으로 있던 슈만과 신동으로 불리며 아버지와 함께 유럽 주요 도시로 연주여행을 다니던 클라라. 둘은 결국 사랑에 빠지고 클라라는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소송을 통해 결혼 허가서를 받고 드디어 슈만과 결혼을 한다. 클라라 나이 21세, 슈만 30세의 일이다. 뛰어난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었던 슈만은 무리한 연습으로 손가락이 망가져 결국 피아니스트의 길을 포기하고 작곡에 전념하고, 어느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창조의 기쁨을 준다며 작곡에 대한 열망을 표현했던 클라라는 결혼 이후 자신의 열망을 포기하고 연주에 집중한다. 결혼 후 슈만과 클라라는 작곡과 연주로 끊임없는 사랑을 전하며 서로의 활동을 격려하기도 했지만 상대방의 뛰어난 재능에 못 미치는 자신을 돌아보기도 했을 것이다. 슈만과 클라라는 서로에게 든든한 후원자이면서 동시에 뛰어넘지 못할 경쟁 상대이기도 했던 것이다. 클라라의 <슈만 주제에 의한 변주곡>은 슈만의 <다채로운 소곡, 작품번호 99>의 네 번째 곡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클라라가 슈만의 43번째 생일을 축하하며 남편에 대한 사랑과 존경의 마음을 담아 만든 작품이다. 슈만의 선율과 클라라의 화음이 엮인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곡이 풍기는 애잔함은 슈만 주제가 지니는 특성 때문만이 아니다. 이 곡이 만들어진 바로 다음해에 슈만은 자살을 시도하고 이후 정신병원에 수감된다. 슈만의 정신 병력으로 남편을 대신해 가장의 역할까지 맡아야 했던 클라라는 콘서트 투어를 다녀야만 했고 슈만이 사망하기 얼마 전에서야 남편을 다시 만날 수 있었다.
클라라의 <슈만 주제에 의한 변주곡>은 슈만의 <다채로운 소곡> 외에 연관이 있는 또 다른 작품이 있다. 요하네스 브람스의 작품이다. 클라라와 관계된 브람스의 이야기는 다음 회에 이어진다. ※ 유튜브에 ‘비전성남 음악칼럼 클라라’를 입력하면 클라라의 <슈만 주제에 의한 변주곡, 작품번호 20>과 그 주제인 슈만의 <다채로운 소곡, 작품번호 99>의 네 번째 곡을 찾을 수 있다. 취재 조윤수 기자 choyoonsoo@gmail.com 저작권자 ⓒ 비전성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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