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을 소환하다] 추억을 소환하러 가게~ 40년째 오복슈퍼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20/01/23 [11:04]

 

우리 주위엔 아주 오래된 가게, 어려운 이웃과 나눔을 실천하는 가게, 성남 최고 맛집으로 소문 자자하거나
장인정신으로 대를 잇는 가게 등이 많다. 새해에는 그들의 이야기를 전하려고 한다. 30년 이상 한 곳에서 터
를 잡고 운영할 수 있는 비결에 대해, 나눔을 실천하며 살아온 이야기에 귀담으며, 맛집 정보와 함께 성남의
과거를 듣고 현재의 상권을 그린다.
 
“이번 정류장은 오복슈퍼입니다.”
 
▲오복슈퍼 버스정류장      © 비전성남

 
은행1동과 금광동을 경유하는 시내버스에서 정류장을 안내하는 음성이 들린다. 백화점도,대형 쇼핑센터도 아닌 평범한 마트 한 곳이 버스정류장으로 선정됐을까. 40년째 ‘오복슈퍼’를 운영하며 그 지역 터줏대감으로 자리 잡은 오홍대(71·금광2동) 사장을 만나 그 지역의 지난 세월을 들어봤다.
 
“40여 년 전, 은행1동은 버스도 안 다니는, 산 아래 외진 마을이었다. 은행동보다는 흔히들 ‘달동네’라고 불렀다. 달동네 하면 사람들은 맹인(시각장애인)촌을 먼저 떠올리던 시절이었다”며 오홍대 사장은 아련하게 과거를 회상한다. 20년 전쯤, 마을에 버스가 개통되고, 정류장 이름으로 ‘달동네’나 ‘맹인촌’보다는 지역의 랜드마크인 ‘오복슈퍼’가 어떨까 하는 생각들이 모여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정류장이 ‘오복슈퍼’라고 한다.

좁은 골목에 구멍가게 한두 곳이 전부였던 시절이었다. 생필품을 사려면 비탈길을 걸어서 오르내려야 하는 수고스러움이 따라야만 했던 때였다. 주변에 간단한 생필품 정도 구입 가능한 큰 마트가 생긴다는 것은 주민들에겐 신나는 일이었을 것이다.
 
▲  사은행사 풍경    © 비전성남
 
▲ 오복슈퍼 오홍대 사장     © 비전성남
 
오 사장은 “예나 지금이나 지역 거주 주민의 편의를 최우선으로 삼는다”며 과거를 잇는다. “공과금 자동출납이란 시스템이 없을 당시, 일터에 나가야 하는 이웃들을 대신해 공과금 납부 심부름을 오복슈퍼에서 담당했다. 전화선이 부족해 공중전화를 설치할 수 없는 상황에서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 멀리 분당에서 전화선을 끌어오는 걸 시도했고 주민들은 가까운 오복슈퍼 앞에서 공중전화를 사용할수 있었다”고 한다. 보다 빠르게 포인트제를 도입하고 토큰 보관용 장바구니를 선보였다. 주민편의 제공과 함께 누군가는 나서서 지역상권을 지켜내야한다고 생각하며 실천했다.
 
▲ 슈퍼 입구 청과 코너     © 비전성남
 
▲  비닐봉지 줄이기 운동에 앞장 선 오복슈퍼 기사    © 비전성남

 
그렇게 어려운 시대를 함께해온 지역사회와 어울려서 살고 싶은게 꿈이라는 오홍대사장은 8천 명이 넘는 회원들에게 질 좋고 저렴한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 하루도 거르지 않고 새벽시장에 나간다. ‘처음시작하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가짐으로.
 
오복슈퍼 옆 사거리를 중심으로 ‘중부초등학교’와 ‘신구대학교’, ‘월드비전종합사회복지관’이 보인다. 위쪽으로는 자혜근린공원으로, 왼쪽 아래로는 법원 검찰청, 성남중앙병원(구양친회병원)으로 이어진다. 오복슈퍼로부터 상권이 펼쳐진다.
 
골목상권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일상생활에 필요한 건 오목조목 잘 갖춰져 있다. 멀리 가지 않아도 즐길 수 있는 외식, 간단한 술 한 잔, 분식, 생필품, 미용실, 화원, 정육, 생선, 병원, 약국, 목욕탕,노래방 등 화려하진 않지만 은행1동·금광2동 사람들의 모습처럼 소소하고 알차게, 정감 있는 풍경으로 상권은 수놓아져 있다.

취재 윤현자 기자 yoonh110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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