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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장마가 남기고 간 잔해를 정리하는 사람들

탄천 둔치 수해 복구작업 현장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20/08/25 [11:04]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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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탄천 둔치, 수해 복구작업 중인 사람들     © 비전성남
▲ 탄천 둔치 곳곳에 쌓여있는 덤불을 제거하고 있다.     © 비전성남

 

장마 기간 54일, 밤과 낮을 가리지 않고 쉼 없이 내리던 장맛비는 1973년 이후 가장 긴 장마 기간이라는 기록을 세우고 끝을 맺었다. 인명피해도 많았고, 전국은 장맛비로 인한 생채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상태다.

 
▲ 긴 장마가 남기고 간 탄천 둔치 모습     © 비전성남
▲ 수해로 계절을 누리지 못하는 나비바늘꽃     © 비전성남

 

탄천이 범람해 자전거 길에 물이 차 들고 탄천 내 체육시설, 문화시설, 습지 등 탄천 내 모든 공간에 물이 차 들었다. 54일간의 장마가 지나간 후 탄천 둔치의 모습은 처참했다.

 

자전거길은 흙바닥으로 변했고 잘 단장된 모습으로 시민을 맞이하던 시설, 잘 가꿔진 산책로는 누더기를 걸쳐 입듯 처참하게 변해버렸다.

 
▲ 나무의 허리까지 차고 올라온 물의 흔적이 보인다.     © 비전성남
▲ 탄천 둔치 수해 복구 현장     © 비전성남

 

탄천, 제 모습 되찾기에 땀 흘리는 사람들이 있다.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고 섭씨 32도를 웃도는 뙤약볕 아래서 장마가 휩쓸고 간 흔적들을 거두는 사람들이 있다.

 

‘희망일자리사업’ 참여자와 기간제 공무직 직원들인데 다들, 온통 땀에 절어있는 모습이다.

 

진드기나 벌 등 각종 해충의 피해를 막기 위해 긴 옷을 입고, 뙤약볕을 가리기 위해 모자를 쓰고, 코로나19 전파 방지를 위해 마스크까지 착용하니 가만히 있어도 숨이 차고 땀이 흐를 판이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장마가 가져다 놓은 덤불을 거두고 나르기에 열심이다.

 
▲ 과일 따듯 나무 위에서 덤불을 제거하는 모습도 보인다.     © 비전성남
▲ 제거한 덤불을 일정한 장소로 옮기는 작업 중이다.     © 비전성남

 

푸른도시사업소 생태하천과 강상구 탄천관리팀장은 “긴 장마가 지나간 후 지난 14일부터 시작된 탄천 재정비사업은 탄천 용인 시계부터 야탑·여수·분당·금토·운중천 등을 거쳐 현재 태평동 탄천 습지까지 복구했다. 참여 인원 170명이 쓰레기 약 80톤을 수거해서 소각장으로 옮긴 상태며 9월 10일, 서울 시계까지 마무리할 계획인데 제8호 태풍 ‘바비’의 상황에 따라 어떻게 변할지 모르겠다. 사태가 악화되지 않길 바랄 뿐”이라고 말한다.

 
▲ 더위에 지쳐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일손     © 비전성남

 

작업현장에서 반장으로 일하는 전중현 씨는 “오전 9시부터 시작해 하루 6시간 동안 무더위 속에서 일하다 보니 무척 힘들어한다. 65세 이상 어르신들은 하루 3시간 투입되는데 얼음물을 챙겨오지만 날씨가 너무 덥다 보니 얼마 가지 못해서 동이 난다. 더위를 이길 수 있도록 시원한 물을 지급해줬으면 좋겠다. 그럼 더 힘을 내서 일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 말끔하게 복구된 나무들     © 비전성남

 

이번 수해복구작업에 투입된 희망일자리사업단원들은 꽃모종, 씨앗 파종 등 탄천 산책길 가을 풍경 단장을 위해 모집된 인원들이다. 예고에 없던 큰 장마와 비 피해로 인해 버거운 업무에 투입된 상황이다.

 

사람들이 땀으로 일궈낸 자리가 제 모습을 드러낸다. 밑동에서부터 가지 사이사이까지 걸쳐져 있던 덤불이 제거된 나무들은 속 시원하게 말끔해 보인다. 그들이 지나간 흔적 뒤로는 가을이 찾아들 것이다. 탄천 둔치 산책로에는 ‘언제 수해를 입었냐’는 듯 코스모스가 하늘거릴 것이다.

 

취재 윤해인 기자 yoonh110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