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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째 가업 잇는 화성참기름_ 37년 전통서 백 년을 향해 가다

경기지방중소벤처기업청 선정 ‘백년가게’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20/09/23 [16:38]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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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째 가업을 잇고 있는 화성참기름     © 비전성남

 
‘고추장사나 해볼까’에서 시작된 기름장사

화성참기름 제1대 장완식(81) 사장.
“기름장사도 안 해본 사람이 기름을 아주 잘 짜네.”
충청북도 제천에서 농사짓던 장완식 사장은 충주호가 수몰되면서 고향을 떠야 했고, 고추장사나 해볼 심산으로 생면부지 성남에 터를 잡았다. 고추 장사하러 상경했는데 성남에서 기름 잘 짜는 사람으로 소문이 났다.

1984년, 단대천 뚝방 옆 구 시장(현 홍능갈비 앞)에 터를 잡은 장완식 사장은 고추장사 시작과 함께 외곽을 돌며 기름 짜는 일을 배웠다. 모란종합시장 건물이 완공되자 한쪽을 전세 60만 원에 빌려 ‘화성참기름’이란 간판을 달았다.

“쌀처럼 희고 고운 참깨를 지금은 볼 수 없어요. 석유버너에 솥을 걸고 흰 쌀처럼 보이는 참깨를 나무주걱으로 휘휘~ 볶아내 기름을 짜내면 얼마나 고소한지….”
 
손이나 팔이 데는 건 일상이었다. 기름장사를 오래해서일까. 고소함이 몸에 밴 듯 사람들 사이에 서면“어디서 김밥 냄새가 나는 것 같아”라는 말도 참 많이들었다. 그럴 때마다 창피하다기보다는 “내가 참기를 장사를 해서 그래요” 하며 허허 웃어넘겼다.
 

▲  3대 장원준 사장이 참깨의 볶음 정도를 살피고 있다.   © 비전성남

 

▲ 참기름 착유 전 볶음 단계를 거치는 참깨    © 비전성남

 

▲  참기름병이 즐비한 가게   © 비전성남

 
“남의 집일 하느니 내 밑에서 기름 짜는 일을 배워봐라”

아버지의 권유에 다니던 직장을 그만둔 2대 장찬규(56)사장은 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아내(56・최연화)와 함께 기름 짜는 일을 배우기 시작했다. 당시 나이 36세였다.
 
아버지가 석유 버너에 손을 데야 하는 수동식 착유기를 사용했다면 2대 정찬규 사장은 2000년대식 전자동 착유기를 사용했다. 소비자도 변했다. 아버지 때는 깨를 이고 지고 와서 기름을 착유해 갔다면 아들 때는 당일 착유된 기름을 사 들고 갔다.
 
시대가 좀 더 변하니 이제는 택배 구매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장찬규 사장의 아내는 “기름을 잘 짜고 못짜는지 입맛 까다로운 소비자들은 참기름 맛을 보면 대번에 안다. 입맛 까다로운 소비자가 단골이 되고 또 다른 단골로 연결된다”고 말한다. 그래서 한번 단골은 영원한 단골이 되고, 멀리 제주도, 여수…, 더 멀리는 외국까지 단골이 분포돼 있는 이유가 기름의 맛이다.
 
아내의 눈에 남편은 기름장사가 천직이다. 기름장사를 천직으로 삼아온 아버지와 아들은 2대째 함께해 온 단골들과 함께 3대로 이어진다.
 
“정직하게, 소신 있게 가업을 이어가면 좋겠다”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써온 기름에 관한 이야기를 손자인 3대 장원준(30) 사장이 써 내려가기 시작했다.
 
“정직하고 소신 있게 운영해 온 가업이니 자랑스럽게 이어갔으면 좋겠다”는 부모님의 권유에 장원준 사장은 기름을 맛있게 착유하는 방법부터 고객관리 비결까지 하나하나 익혀가고 있다. 벌써 5년째다.
 
아버지가 보기에 기름을 제법 잘 짠다. 기름 착유 솜씨가 1대, 2대를 능가할 수도 있겠다 싶다. “최선을 다해 성실히 배우겠습니다!” 힘이 실린 3대 장원준 사장의 목소리에 아버지는 그저 흐뭇하다.
 
취재 윤해인 기자  yoonh1107@naver.com 
박인경 기자   ikpark9420@hanmail.net 
 


*이 지면은 재개발로 사라져가는 성남의 모습을 시민과 함께 추억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주변에 30년 이상 오래된 이색가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착한가게, 장인 등이 있으면 비전성남편집실로 알려 주시기 바랍니다.  전화 031-729-207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