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안(59) 작가는 시조와 어우러진 새로운 문화를 창조한다는 신념으로 시조, 사진, 서예, 소리 등 다양한 장르에 걸쳐 활동하는 크로스오버 아티스트다.
시처럼 사진을 담고 시를 사진처럼 쓰는 류안 작가는 율동공원에 자리잡은 책테마파크 전시장에서 ‘빛으로 시를 쓰다’란 주제로 초대전을 진행 중이다. 초대전은 5월 18일부터 5월 30일까지 열린다.
전시회의 대표적인 작품 ‘의암송’(높이 2130, 폭 1310mm × 3작품)은 전북 장수군 장수리에 있는 노송으로 ‘임진왜란 때 미소로 적장의 목을 벤’ 논개의 절개를 상징하고 있다.
1588년 최경회 장군이 장수 현감 시절, 소실이었던 논개가 심었다고 전해진다. 올 7월 뉴욕 첼시가 K&P갤러리에서 열리는 ‘뉴욕에 소나무를 심다’ 5인전에 출품되는 작품으로 국내에 먼저 선보인 것이다.
이 작품에는 작가의 숨은 스토리가 있다. 의암송 근처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작가가 부모님 성묘 후 찍은 사진인데 작가는 “돌아가신 부모님께서 선물로 주신 것”이라고 생각한다. 작품 옆에는 ‘절개로 살아온 500년. 용이 되어 꿈틀꿈틀’이라는 캘리그라피가 쓰여 있다.
다른 작품들을 살펴보면 밤이면 더 붉어졌던 내 누님의 사춘기- 붉은 ‘명자나무꽃’ 작품이 맨먼저 손을 내민다.
‘가을의 추억’은 능내리에서 바람이 단풍을 흔들며 일으키는 물결 모양을 촬영했다.
‘하늘등대’는 짙은 코발트 색만 보면 바다로 착각하겠지만 실은 하늘이다. 광주 물빛 공원의 하늘을 보며 하늘에도 등대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찍은 작품이다.
‘각시 붓꽃’은 예쁜 들꽃을 찍겠다고 200번 이상 찾은 남한산성에서 우연히 도시락을 열다가 아내가 찍어보라고 한 작품이다. 가장 아름다운 꽃은 지금 만나는 꽃이요, 사람도 지금 만나는 사람이 가장 아름다운 사람임을 알게 해준 사진이다.
‘깽깽이풀’은 이 꽃 때문에 꽃마니아가 됐고 시조마니아가 된 사연이 있는 작품이다.
전시된 작가의 작품 하나하나에는 귀한 깨달음과 숨은 이야기들이 하늘의 별처럼 쌓여 있다.
그는 왜 이런 전시와 콘서트를 할까? 시조의 일상화, 시조의 대중화, 시조의 세계화를 위해서다. 실제 류안 작가는 시조의 대중화를 위해 페이스북에 <친구에게 들려주는 시조> 그룹을 만들어 시조를 배우고 격려하는 1,300여 명의 동인 모임을 주도하고 있고 두 번의 시조 동인지를 출간했다.
장수문화원장을 역임한 계산 권승근 시인에게 시조를 배웠고 현재는 많은 사람들에게 시조를 가르치고 있다.
5월 22일 토요일 책테마파크 원형야외무대에서는 ‘코로나 OUT! 랑랑 콘서트’가 진행됐다. 시조와 어우러진 시 낭송, 가요, 국악, 성악, 춤 등 다양한 예술무대가 펼쳐졌다. 공연은 류안 작가의 시조운동을 응원하는 다양한 분야의 예술인 재능기부를 통해 이뤄졌다.
류안 작가는 시조창을 했는데 “국악에는 음치가 없다”며 “우리 전통이 기준이 돼 우리 것을 세계적으로 알리는 일에 힘쓰고 싶다. 시조는 젊은 사람, 나이든 사람 구분 없이 다 쓸 수 있고 한자나 고사성어 같은 어려운 걸 사용하지 않고도 쓸 수 있으니 얼마나 좋으냐”고 했다.
류안 작가는 “이렇게 시민들이 많이 찾고 자연스럽게 책테마파크로 연결되는 곳에서 전시회를 할 수 있어 너무 기쁘다”면서 “성남에 이런 좋은 장소가 있다는 것에 감사한다”고 전했다.
『샘터』같이 누구나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잡지를 만들고 싶고 시조를 영어로 번역해서 세계화에 앞장서고 싶은 작가! 누군가의 가슴에 남아 긍정적인 힘을 줄 수 있는, 그런 썩 좋은 시조 짓는 게 꿈인 류안 작가의 시조사랑은 무궁무진하다.
율동공원 책테마파크 전시장 031-708-3588 류안 아트힐스 대표: 010-3542-5521
취재 구현주 기자 sunlin1225@naver.com 저작권자 ⓒ 비전성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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