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와 보호자 모두에게 힐링이 되는 시간이에요. 다양한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고 활동이 너무 무리하지 않게 진행돼서 좋아요. 아버지께서 직접 만든 화분을 기억하고 뿌듯해하세요. 수업 중 활동이 좋은 영향을 주는 것 같아요.”
치유농업프로그램에 참가한 환자 보호자의 말에서 치유농업의 의미가 보였다. 치유농업프로그램은 텃밭 체험을 통한 어르신들의 치매예방, 인지강화 및 가족들의 정신건강 치유에 도움을 주고자 기획됐다.
성남시농업기술센터가 성남시민농원에서 진행하는 치유농업프로그램에 경증치매환자와 그 가족이 함께하고 있다. 치유농업프로그램은 올해 처음 진행하는 사업으로 시민농원 내에 치유하우스(교육장)와 텃밭, 정원을 만들어 수업에 활용하고 있다.
한 달에 2회(둘째, 넷째 주) 월요일 중원구, 수요일 분당구, 금요일 수정구로 각 구별로 요일을 정해 4~11월 중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진행한다.
6월 9일 수요일, 분당구 참가자들의 프로그램에 함께했다. 수업제목은 ‘예쁘게 키워줄게’.
조미연 도시농업관리사는 수업 내내 웃음 가득한 얼굴로 참가자들의 활동을 이끌었다. 본격적인 활동을 하기에 앞서 박수체조와 발목운동으로 몸을 풀고 텃밭으로 나갔다.
“오늘은 지주끈 묶기와 텃밭의 풀을 뽑을 거예요.” 참가자들은 도시농업관리사의 지도에 따라 방울토마토 줄기가 쓰러지지 않도록 지주에 끈을 묶고 상추 텃밭에서 풀을 뽑고 상추를 수확했다.
풀 뽑기보다 상추를 뜯는 손길이 더 바빠 보였다. 상추를 뜯을 때마다 줄기에서 하얀 액이 나오고 ‘툭툭’ 경쾌한 소리가 났다.
“지난번에 수확한 상추랑 쑥갓으로 뭘 만드셨어요?”, “고기 구워서 쌈 싸먹었어요.” 도시농업관리사와 참가자들의 대화 속에서 끈 묶기와 풀 뽑기가 끝났다.
프로그램 참가자들은 씨 뿌리는 작업부터 함께 했다.
다시 교육장으로 돌아가는 길, 조 농업관리사가 허브인 민트를 손으로 쓸었다. 그리고 참가자들이 민트의 향을 느낄 때 “우리나라 허브는 뭐가 있을까요?”하고 물었다. 냉이, 쑥, 미나리 등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식물들도 허브였다.
두 번째 시간에는 친환경 재료로 방충제와 천연 칼슘제 만들기. 계란껍질과 현미식초를 이용한 영양제인 난각칼슘과 계란 노른자와 식용유를 이용한 농약, 난황유를 만들었다. 농업관리사가 만드는 법을 설명하며 만들고 분무기에 담았다.
분무기를 들고 밖으로 나간 참가자들은 잎을 뒤집어 가며 직접 채소에 뿌려 줬다. 참가자들의 밝은 얼굴이 수업 소감으로 보였다.
두 시간의 활동이 즐거움과 함께 마무리됐다.
다음 수업은 지난 시간에 미리 준비해 둔 풀꽃으로 만든 자신의 이름으로 압화 액자 만들기를 한다. 11월까지 김장채소 심기, 봉숭아꽃 물들이기, 공기정화 화분 만들기, 향기 주머니 만들기 등의 활동이 진행될 예정이다.
성남농업기술센터는 치매환자와 가족을 위한 프로그램 외에 말기암환자와 그 가족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센터에서는 성남시민농원에 원예치료텃밭을 만들어 말기암환자들에게 분양했다.
취재 당일 야외학습장에서는 말기암환자와 그 가족을 대상으로 병해충교육과 친환경영양제, 방충제 만들기 수업이 같이 진행되고 있었다.
김정한 도시원예팀장은 “치유텃밭, 원예텃밭을 통해 환자분들의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시기를 바랍니다”라며 앞으로도 텃밭 프로그램을 계속 진행하고 장애인, 노인으로 대상자를 넓혀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취재 박인경 기자 ikpark9420@hanmail.net 저작권자 ⓒ 비전성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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