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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공동체 ‘샛길 나눔터’] “마을은 사람들이 어울려야 해요”

사랑의 실로 한 땀 한 땀 박음질, 아기들 일상복과 조끼를 만들다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21/12/23 [20:59]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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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샛길나눔터 활동사진 / 샛길 축제 / 도란도란 의견을 나누며 작업을 하는 회원들     ©비전성남

 

▲ 왼쪽부터 박정미 회원, 조은영 사무국장, 이선자 원장, 김경민 대표     ©비전성남

 

2021년 연말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엄마와 아기들이 생활하는 성남 새롱이새남이집에 사랑의 실로 한 땀 한 땀 박음질한 아기들 옷이 전해졌다.

 

중원구 상대원2동의 샛길나눔터(대표 김경민) 회원들은 조은영 사무국장에게 배운 재봉 실력을 발휘해서 미리 아기들의 옷 치수에 맞게 각기 색깔이 다른 7벌의 옷과 조끼를 만들었다.

 

샛길나눔터 회원들을 맞이한 이선자 새롱이새남이집 원장은 “어떻게 이렇게 같은 색이 없이 골고루 잘 만들었어요? 귀여워요! 예뻐요!” 감탄사로 고마움을 표현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만나지 않아도 할 수 있는 활동을 찾자’는 생각으로 조은영 사무국장이 아기들 옷을 만들어 첫 기부 활동을 시작했다. 택배를 통해 다른 지역 시설로 보내던 기부 활동을 올해는 크리스마스 전 성남 새롱이새남이집에 전달했다.

 

“이제 소통의 물꼬가 열렸는데, 주민들과 함께 그리고 싶은 우리 마을 이야기가 아직 많이 남아 있는데, 벌써 이주를 준비하는 주민들이 늘어나면서 빈집들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재개발을 문전에 두고, 샛길나눔터 마을공동체는 활동의 끈을 놓지 않고 있어요.” 김경민 대표의 아쉬움이 가득 전해왔다.

 

2012년부터 학부모들이 마을 선생님이 돼 마을과 학교 안에서 아이들을 위한 교육 기부 활동을 펼쳤다. 아이들 졸업과 동시에 학부모로는 활동할 수 없는 아쉬움을 해결하기 위해 2015년 학교와 마을의 징검다리 역할을 할 수 있는 ‘샛길나눔터’ 마을교육공동체를 결성했다.

 

처음 13명이 시작했는데 마을과 마을이 연대해 지금은 50여 명이 활동하고 있다.

 

젊은 세대는 감소하고, 노인 인구가 증가하는 마을의 특성에 맞춰 마을 안 학생들과 어르신들과의 공감을 끌어냈고, 마을 축제 시 어르신들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운영했다. 겨울철이 되면 마을 어르신들이 학생들과 주민들을 초대해 만두를 빚고 음식을 나눴다.

 

코로나19라는 단어를 멀리하고 싶은 마음이 강해질수록 ‘샛길’은 새로운 활동을 찾아 나섰다.

 

샛길나눔터 조은영 사무국장은 재봉틀 사용법과 옷을 만들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마을 활동가들에게 가르쳤고, 마스크를 만들어 마을 어르신들과 학생들에게 나눔을 한 것을 시작으로 옷을 만들게 됐다.

 

어르신들은 전달해 드린 배추·무 화분을 열심히 물을 줘서 길렀고, 회원들은 ‘할매야기방’ 프로그램과연계해 어르신들에게 편하게 입을 수 있는 꽃바지를 만들어 드렸다.

 

샛길나눔터는 지역 현실과 특성에 맞는 콘텐츠를 개발하고, 세대가 어우러지는 다양한 체험과 나눔으로 아이들과 주민들의 손을 잡는 날을 희망하면서 오늘도 재봉틀을 돌린다.

 

취재 이화연 기자  maekra@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