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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4/4분기 성남시 주택시장 분석

“산이 높으면 골도 깊다”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23/02/01 [12:08]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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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낙폭 키우는 매매시장

 

산이 높아야 골이 깊다라는 속담이 있다. 품은 뜻이 높고 커야 그 포부나 생각 또한 크고 깊다는 뜻이다. 증권시장에선 산이 높으면 골도 깊다는 말로 많이 오른 주식은 낙폭이 심하며, 과대 낙폭을 보인 종목이 다시 올라올 때를 비유해서 쓰인다.

 

그런데 변동성이 심한 주식시장에서 주로 쓰이던 말이 2022년 막바지에 이르러 부동산시장에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최근 몇 년간 이어진 급격한 가격상승 이후 지금의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20224분기 언론 또한 하락폭 금융위기 이후 최대’, ‘집값 낙폭 또 신기록등 제하의 기사들을 쏟아내고 있다.

 

 

성남시 아파트 매매가격 또한 4분기에만 6.6% 하락하며 전 분기 대비 낙폭이 크게 확대됐다.

 

특히 수정구(-10.4%)의 낙폭이 두드러진 가운데 중원구(-8.6%), 분당구(-5.3%) 또한 하락세가 심화되고 있다.

 

실제로 직전 최고가와 최근 거래가를 비교해 살펴보면 심상치 않은 낙폭을 확인할 수 있다.

 

수정구 신흥동 A아파트(전용 59)20219114,500만 원(13)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2022127500만 원(5)에 거래됐으며, 창곡동 B아파트(전용 84) 또한 20219149천만 원(15)에서 20221299천만 원(14)으로 크게 하락했다.


2. 매매보다 더한 전세시장

 

전세가격의 하락세 또한 가파르다. 대출이자 부담 탓에 전세 수요가 월세로 바뀌는 데다, 기존 매매물건까지 전세로 돌아서면서 전세물량이 쌓이고 있다. 4분기 성남시 아파트 전세가격은 9.3% 하락하며 확연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신규 입주물량이 넘쳐나는 중원구(-13.6%)가 가장 큰 하락세를 보였으며, 수정구(-11.2%)와 분당구(-7.8%)가 그 뒤를 따르고 있다.

 

이렇게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는 전세시장에서 갭투자는 옛말이 돼버렸으며, 여지없이 역전세니 깡통전세니 하는 자극적인 용어들이 다시 등장하기 시작했다.

 

부동산 호황기 갭투자를 통해 시세차익을 누려왔던 매수자들은 예상을 뛰어넘는 전세가격 하락으로 인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2212월 기준 성남시 아파트 전세가율(전세가격/매매가격)×100, KOSIS 국가통계포털)53.2%로 이는 경기도 내에서 과천(48.2%) 다음으로 낮은 수치이며, 정점을 찍었던 2017575%와 비교해서도 크게 하락한 수치다.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이 큰 폭으로 동반 하락하고 있는 시장 상황에서 많은 대출금을 안고 집을 구매한 이들의 어려움은 더욱 커져만 가고 있다

 

 

한편 전셋값 하락폭 확대로 신규계약과 갱신계약 간 이중가격의 갭은 줄고 있다.

 

시세에 맞춰 계약하는 신규계약의 경우 임대료 증액에 제한이 있는 갱신계약보다 통상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데, 전세시장 하락세가 본격화되면서 이 차이가 줄어든 것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갱신가격이 신규가격을 뛰어넘는 현상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

 

분당구 구미동 C아파트(전용 84)221244천만 원(5)에 갱신계약이 이뤄졌으나 같은 달 4억 원(16)에 신규계약이 체결됐으며, 중원구 도촌동 D아파트(전용 84) 또한 같은 달 45,150만 원(11) 갱신계약 건과 4억 원(6) 신규계약 건이 동시에 포착되고 있다.

 

전세와 달리 상승세를 이어오던 월세 또한 지난 11월 이후 하락세로 돌아섰다. 성남시 아파트 월세가격은 20217월 이후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왔으나 4분기 들어 1.02% 떨어졌다.

 

매매와 전세의 동반 하락 속에서 한동안 월세 선호현상이 나타나며 월세가격은 꾸준히 상승해왔지만 최근 전세가격이 빠르게 떨어지면서 월세가격 상승세도 주춤하는 모양새다.


3. 시장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들

 

2022년은 최악의 부동산 매수심리 아래 거래 실종의 해가 돼 버렸다. 가파른 금리인상에 더해 낙폭이 확대된 시장에서 급매물만 간헐적으로 거래될 뿐 수요자의 관망세는 짙어질 수밖에 없었다. 대규모단지임에도 불구하고 연중 단 한 건의 거래도 발생하지 않은 단지들이 수두룩하다.

 

성남시 4분기 주택거래량(매매)479건으로 최근 10년 기준 최소거래량이다. 최다거래량 7,041(20173분기), 최소거래량 1,433(20191분기)과 비교해 볼 때 현재 시장이 얼마나 꽁꽁 얼어붙었는지를 짐작해 볼 수 있다.

 

정부대책으로 202211월 중원구, 20231월 분당구와 수정구 모두 규제지역에서 해제됐다.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가 사라지고 주택담보대출비율은 70%(무주택자)로 높아졌으며, 전매제한 규제는 완화되고 실거주 의무는 사라지게 됐다.

 

▲ 분당구 아파트 전경  © 비전성남

 

많은 전문가들이 부동산시장의 경착륙 위험은 다소 완화될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바닥이 언제일지에 대한 다양한 분석을 쏟아냈다.

 

향후 금리인하 신호시점에 대한 예측과 더불어 매도매수자 심리변화 등에 대한 각자의 전망을 기반으로 이르면 2023년 하반기 혹은 내년, 더 나아가 당분간 몇 년 동안은 하락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등 분분한 의견 아래 매도·매수타임을 고민하는 많은 이들은 여전히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답답하고 혼란스러운 시장, 그 끝이 언제일지는 누구도 확신할 수 없다. 이럴 때일수록 산 밑에서 굽이치는 골짜기를 쳐다보며 지금의 상황에 너무 매몰되기보다는 높은 산에 올라 보다 멀리 내다보고 때를 기다리는 여유로 산이 높아야 골이 깊다는 의미를 재해석해 보면 어떨까?

 

보다 높은 금액에서 매도하고자 하는 자, 보다 낮은 금액으로 매수하고자 하는 이, 이해관계를 달리하는 이 둘 모두에게 최상은 있을 수 없겠지만 최선의 조합이 될 수 있는 시장의 봄날을 기대해 본다

 

[기고] 한국부동산원 성남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