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주택시장 급락 ‘일단 멈춤’
매서운 겨울이 지나고 봄이 왔다. 지난겨울 주택시장은 계절을 반영하듯 그 어느 때보다 혹독한 한파로 유래 없는 하향세를 보였다. 실제 작년 12월 성남시 매매・전세가격지수가 역대급 하락률을 기록한 점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그러나 완연한 봄으로 접어들면서 최근 이러한 하향세가 둔화되는 모습이다. 올해 초 1.3 부동산대책, 특례보금자리론, 공시가격 인하 및 기준금리 인상 속도 둔화 등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규제 완화정책으로 주택시장에 다시 온기가 돌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타나는 것이다.
2023년 1/4분기 성남시 수정구와 중원구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전년 4/4분기 대비 각각 –6.01%, -5.77% 하락했으나, 전 분기 –10.38%, -8.62%와 비교 시 하락률은 둔화한 모습이다.
분당구 역시 3월(-1.20%)로 들어오면서 전월(-2.89%) 대비 하락폭이 축소되고 있어, 일각에서 제기되는 주택시장 회복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실거래가격을 살펴보면 수정구 신흥동 ‘A아파트’ 전용 85㎡형은 지난 3월 10억4천5백만 원(17층)에 거래돼 1월 9억4천만 원(17층)에 거래된 것과 비교 시 1억5백만 원이 올랐으며, 분당구 이매동 ‘B아파트’ 전용 50㎡형은 1월 7억7천2백5십만 원(8층)으로 최저가를 경신한 후 3월 8억2천8백만 원(3층)에 거래되며 가격이 상향 조정됐다.
성남시 아파트 매매거래량 또한 22년 4/4분기 100건을 밑돌았으나, 3월 438건으로 작년 12월 94건 대비 4배 이상 증가했고, 특히 분당구는 12월 58건에서 3월 293건이 거래되며 성남시 3구 중 가장 많은 증가세를 보였다.
성남시 외지인들의 투자 수요 역시 오름 추세로, 지난 3월 성남시 아파트 매매건수 중 외지인의 매입 건수는 254건으로서 작년 12월 외지인 매입 건수 54건과 비교 시 약 4.7배 증가하면서 지난해 역대급 거래절벽에서 다소 벗어나는 듯한 상황이다. ※ 외지인: 매입자의 거주지가 관할 시군구 외인 경우 외지인으로 분류함.
2. 전세시장도 해빙 기대감 솔솔 2022년 하반기는 무엇보다 일순간에 얼어붙은 전세시장으로 인해 충격이 큰 시기였다. 이는 그 어느 때보다 가파르게 상승한 금리가 주원인으로, 이 충격으로 깡통전세, 역전세, 하우스푸어 같은 용어들이 난무하게 됐고 폭락하는 전세가격 속에서 월세가격은 꾸준히 상승하는 보기 드문 현상까지 벌어지게 됐다.
그러나 2023년 3월에 들어서면서 차츰 변화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2023년 1·2·3월 성남시 전세가격변동률은 –4.30%, -4.42%. -1.65%로 3월 들어 급격한 하락세가 멈추고 하락폭이 완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월세 가격지수 또한 전세시장과 맥을 같이하며 완만한 하향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전·월세 거래량 역시 이러한 상황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지난 3월 수도권의 아파트 전·월세거래는 총 8만865건으로 이중 전세거래량은 4만7,002건(58.1%)을 차지해 2022년 12월 전세비중 49.9%(6만6,523건 중 전세거래 3만3,199건) 대비 8.2%p 상승했으며 2023년 1월 전세비중 54.5%, 2월 전세비중 56.8%에 비해서도 꾸준히 상승세다.
이는 기준금리가 올해 들어 다소 안정세(2회 연속 동결)를 보이는 데다, 정부가 전세도 고정금리 형태의 저리대출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함에 따라 기존 7%대까지 치솟았던 대출금리가 3%대로 낮아진 것이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집값이 더 떨어질 것이라고 기대하는 무주택자들이 신규 전세로 2+2년을 살면서 주택매수적기를 기다려보자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도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물론 전세가격이 이전처럼 폭등하거나 매매가격 상승에 영향을 주는 전환 조짐은 현재까지 보이지 않고 있으며, 급락세가 완화되면서 살짝 반등하는 기술적 조정 단계로 인식되고 있다.
최근 빌라왕 사건 등 전세사기 및 향후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로 인해 월세수요 증가 가능성 역시 배제하지 못하는 상황이나, 꾸준히 상승해왔던 월세가격이 전세자금대출 이자와 유사해지면서 월세의 메리트가 희석된 점을 고려하면, 그간 가속화됐던 ‘전세의 월세화’ 현상은 주춤할 것으로 보이며, 이로 인해 전세가격 역시 전년과 같은 큰 폭의 하락 없이 안정화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게 대두되고 있다.
3. 주택시장 반등, 아직은 시기상조
정부의 전방위적인 규제완화와 금리 인상 기조 완화로 일각에서는 “반등 전환” 또는 “본격 상승”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성남시는 연초 분당 빌라단지 종상향(1종→2종 주거지역)을 시작으로 원도심・분당신도시 정비사업 관련 용역 추진, 위례선 트램 건설 착공 및 원도심 재개발사업(도환중2구역, 상대원3구역) 등의 지역적 호재로 그 기대감이 타 지역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 도환중2구역(오피스텔 포함 1,640세대) 조합설립 추진 중, 상대원3구역(9,489세대) 정비구역 지정 예정
그러나 마냥 긍정적인 기대를 하기에는 부정적 의견이 주도적이다. 경기둔화, 원자재 가격 상승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데다 금리가 현재 동결상태이지만 절대 금리수준이 높아졌기 때문에 현재로서 급격한 분위기 반전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최근 거래회복은 시세 이하인 급매소진 과정으로 보는 전문가들도 많다. 또한 주택경기흐름의 바로미터인 미분양이 해소되지 않고 있으며, 취득세 중과 및 전세가격 하락으로 다주택자들이 움직이지 않고 있는 상황 역시 시장회복에 대한 부정적 요인 중 하나다. ※ 2023년 3월 경기도 미분양주택 6,385호(전년 동기 대비 189% 증가) - 국토교통부 통계누리
이를 위해 ‘취득세 및 종부세 등 세금관련 완화 법안’ 통과, 대출 및 전매제한 완화 등의 보다 진척된 규제완화가 해결책으로 제시되고 있지만 단기간 내 그 실행 여부는 장담하기 어렵다.
부동산시장은 전반적 경제 상황부터 시장참여자의 심리적 요인까지 매우 다양한 요소들이 총체적으로 결합해 움직이는 복합적 특성을 가진다.
따라서 현재까지의 시장분위기를 확대해석해 반등시기로 규정하는 것은 아직 시기상조로 보인다. 현시점에서 주택 실수요자, 투자자 모두 어느 정도의 보수적 대응이 필요한 것도 이 때문이다.
특별기고 한국부동산원 성남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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