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5일(일) 율동공원 야외공연장에서 경기도 민속예술제 성남공연 경연심사가 열렸다. 율동공원에서 주말을 보내던 시민들이 심사를 받는 공연장에서 ‘이무술 집터 다지는 소리’ 공연을 즐기면서 응원을 보냈다.
분당구 이매동에 전해 내려오는 ‘이무술(이매동) 집터 다지는 소리’는 주인이 술과 안주를 장만하고, 지경 돌과 횃불을 준비해 놓으면 동네 사람들이 모여들고, 큰 부자가 되게 해달라고 빌며 터를 다지는데 선소리꾼이 선창하면 지경 꾼들은 후렴을 하며, 고된 작업을 화합과 협동심으로 풀어냈던 오래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이매동의 노동요다.
1982년 발굴한 ‘이무술 집터 다지는 소리’는 관계기관, 전문가의 고증과 감수를 거쳐 2017년 1월 성남시 향토문화제 제15호로 지정됐다. 2019년에는 경기도 민속예술제에서 최우수상 수상을 했다. 그동안 다수의 수상경력은 옛것을 소중히 여기는 성남의 자랑거리이기도 하다.
이날은 선소리꾼이 방영기(성남시 향토문화재 제15호) 보존회 이사장에서 방글(국가지정 무형문화재 제19호 선소리 산타령)·박수영 이수자로 세대 교체돼 새로운 선소리꾼의 공연을 보는 광경이 펼쳐졌고, 조성준 학생의 태평소 소리와 풍물 소리가 율동공원을 울렸다.
동아줄 꼬는 소리, 가래질 소리, 지경다지기 소리에 이어 양산도, 방아타령, 자진방아타령, 자진지경 다지기(두마디 소리)에서는 논농사, 밭농사 중 곡식의 종류까지 소리로 표현해 준다.
“이어차·이어차” 잦은 지경 다지기(외마디 소리)로 마무리할 때가 되면 선창도 후렴도 출연진의 행동도 빨라진다. 지역 주민(관객)과 함께 뒷놀이 판굿(풍물놀이), 풍년가, 방아타령 등으로 흥겹게 ‘이무술 집터 다지는 소리’가 마무리된다.
공연을 지켜본 고재덕(70·은행2동) 씨는 “좋아요. 재미있어요. 어릴 때 시골에 살아서 이런 노동요를 많이 봐 왔어요. 지금 세대들은 많이 접하지 못해 잘 모르겠지만 참 재미난 장면도 있고, 볼수록 신나고 아주 재미있어요”라며 박수를 보냈다.
조선영(여수동) 씨는 “할머니 역을 맡아 잘할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분장을 하고 보니 영락없는 할머닌데 어! 할머니가 아니네, 하고 관객들이 가까이 와서 말할 때는 역할을 잘 해낸 것 같아 보람도 느껴요. 젊었을 때는 물동이 이고 출연했어요. 10여 년 됐는데 공연할 때마다 최선을 다합니다”라며 즐겁게 웃었다.
도편수 역할을 맡은 순미자(보존회) 이사는 익살스런 표정과 행동을 어찌나 잘해내는지 사람들의 즐거운 웃음을 자아냈다.
어린 출연자들도 즐겁게 뛰고 후렴구에 참여하며 함께 어울리는 모습이 대견스럽다. ‘이무술 집터 다지는 소리’ 좋은 결과 있기를 기대해 본다.
취재 이화연 기자 maekr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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