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이렇게까지 해줄 줄 알았나.” “선생님들 고맙습니다.” “얼마나 감사한지, 너무너무 감사해요.” “책을 보니 내 사진이 여러 장 들어 있네. 잠이 오지 않을 때 책도 보고, 달력을 보면 되겠어요.”
안기순(82·은행2동) 어르신은 화관 만드는 날 결석을 해서 너무 아쉬웠다며 만든 화분 들고 사진을 찍었는데 집에 식물이 잘 자라고 있다고 자랑했다.
신구대학교 식물원은 사회적 약자를 위한 가드닝 치유 프로그램을 2021년부터 2022년까지 국립수목원 위탁으로 진행했고, 2023년에는 산림청에서 위탁받아 사업을 진행했다.
우울증 진단을 받은 65세 이상 어르신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가드닝 치유 프로그램은 2023년 6월 1일~7월 25일(15회), 8월 31일~11월 7일(18회) 총 2회로 나눠 진행했다.
신구대학교 식물원 내 오감치유정원은 어르신들이 직접 정원을 가꾸고, 다양한 활동이 진행되는 프로그램 전용공간이다. 어르신들은 정원조성, 꽃나무 전정, 천연 풀 거름 만들기 등의 가드닝 신체 활동을 했다.
우울증 완화에 도움이 되는 향기 테라피(스머지스틱 만들기, 허브차 시음 및 명상), 반려식물 만들기, 소망나무 만들기 등의 정신적 활동을 했다.
프로그램 사전·사후에 인바디(신체), 뇌파검사 및 설문 척도를 통해 정원에서의 가드닝 치유 활동이 웰빙과 정신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를 확인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11월 16일은 ‘할매할배의 초록 손’ 가든 영상회가 진행돼 하반기 참여자 어르신들이 신구대학교 식물원을 찾았다. 모든 과정을 마치고 19번째 만나는 날 그동안 활동사진을 책으로 펴내고 영상으로 담아 어르신들과 함께 공유하는 시간이었다.
다시 만나서 반갑고, 할 이야기들이 많았던 어르신들은 활동 영상을 보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지난 시간을 추억했다.
여름날 정원을 가꾸고 돌봤던 행복한 정원 이야기, 모종을 심고 세심한 손길로 채소가 잘 자랄 수 있도록 물을 주고, 배추·고추·방울토마토를 수확하고, 음식을 나누고, 꾹꾹 눌러 만든 꽃누름 액자를 완성해 놓고 행복했던 순간들을 어르신들은 잊지 못하고 있다.
이윤정 강사와 보조강사 성장옥·김은재 씨는 어르신들과 함께하면서 어르신들의 변화하는 모습이 놀라웠다고 전한다. 처음 만났을 때는 어색해서 말이 없었지만 한 회씩 지날수록 다가와 의사 표현도 잘했다고 한다. 우울감 감소로 존중감을 키워 자존감이 생긴 어르신들,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다고 어르신들을 응원했다.
“그동안 행복했어요. 앞으로도 이런 일 있으면 더 참여하고 싶어요(남대평 어르신)”, “소철나무가 줄지어 서 있는 복도를 걸어오면서 겨울이구나! 다시 못 올 것 같아요” 아쉬워하는 수선화 어르신, “즐겁고 재미있어서 열심히 나왔다”는 느티나무 어르신.
“선생님들의 친절에 감사하고 즐거웠어요” 동백 어르신, “집에 있는 식물에게 일어나면 잘 잤어? 나갔다 올게”라고 말 걸기를 한다는 연꽃 어르신, 뜨개질을 많이 한다는 앵초 어르신, “자신을 초라하게 생각했는데 ‘넓은 세상으로 나가자’는 자신감을 배웠다”는 국화 안기순 어르신, 할 말이 너무 많다는 어르신들의 건강한 삶을 응원한다.
끝으로 어르신들은 프로그램 할 때마다 데려다 주는 복지사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취재 이화연 기자 maekr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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