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에서는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공공디자인과 관련해 도시의 경관, 색채 등의 이야기 12편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 시리즈는 공공환경그래픽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거리로 나온 그림, 도시의 표정을 좌우한다! 거리를 걷다보면 벽이나 가로시설물에 사진을 붙이거나 그림을 그려 넣은 공공그래픽을 보게 된다. 과거에는 벽이나 공사장의 환경을 단순히 안전기능에만 충실하여 가림막으로서의 기능만을 담당하였으나, 최근 공공디자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공사장의 가림막이나 가로시설물이 달라지고 있다. 도시에 활력소를 제공하고 거리를 지나는 시민들의 눈을 즐겁게 하고자 민간기업은 물론이고 공공기관에서도 앞 다투어 작가의 작품이나 그래픽으로 가림막 디자인을 하고 있다.(사진 ①, ②, ③) 하지만 모든 공공그래픽이 우리의 눈을 즐겁게 하고 있지는 않다. 현란한 색채의 사용과 지역의 역사성이나 주변환경이 고려되지 않은 그림들은 오히려 도시의 미관을 해치고 있다.(사진 ④, ⑤) 유명하고 실력 있는 가수들이 한 무대에서 동시에 저마다 각기 다른 노래로 콘서트를 한다고 생각해 보자. 그 누구도 그 콘서트를 즐길 수 없을 것이다. 공공디자인도 마찬가지다. 가로시설물, 벽, 가림막 등 도시를 구성하는 요소 자체가 도시의 주인공이 되고자 한다면 결국 도시는 넘치는 정보로 우리의 눈을 아프게 할 것이다. 이한나 | 디자인학 박사, 성남시청 도시산업디자인팀 전문디자이너 ①도시의 모습을 소재로 회화적으로 표현한 공사장 가림막 디자인이다. (왼쪽) 가까이 다가가서 자세히 들여다보면 도시에서 일어나는 일상적인 삶의 모습들을 담은 사진들(오른쪽)로 구성되어 있어 친근감과 재미를 느낄 수 있다. ②주차장 입구와 인접한 건물과의 경계에 세워진 일종의 가림막이다. 흔하게 볼 수 있는 철골구조에 대형화분을 소재로 친환경적으로 조성하여 디자이너의 참신한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③신도시 공사장 가림막의 디자인이다. 그림은 다소 복잡하지만 절제된 색채의 자연석과 그 사이사이에서 자란 풀을 소재로 하여 실제 도로에서 자라고 있는 풀과 연결되어 보이고, 먼지가 날리는 공사장의 환경이 정원에 있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④자연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공사장의 가림막 소재로 사용하였다. 심미성이 고려되지 않은 디자인 탓에 회색의 가림막 보다 낫지도 않을 뿐더러 주변의 경관과 조화롭지 못하고, 각각의 사진도 연결성이 없어 재미를 주지 못하고 있다. ⑤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배전함에 그림을 그려 넣어 나름대로 노력을 했지만 보색에 가까운 배색과 다소 조악한 그림으로 아름답지 못한 결과를 가져왔다.(왼쪽) 지역의 관광자원을 사진으로 실사출력하여 배전함을 디자인하였다. 그 의도는 높이 살 만하지만 각각의 면을 모두 다른 사진들로 구성한 점과 글자들과 사진의 부조화로 혼란스러워 주변의 환경과 어울리지 못해 오히려 경관을 해치고 있다.(오른쪽) 저작권자 ⓒ 비전성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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