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호로 정신건강 칼럼의 연재를 마치게 됐습니다. 성남시 소아청소년정신건강센터에서 아이들을 만난 경험을 토대로, 가장 많은 분이 고민하시던 문제들을 쉽게 풀어 설명해 드리려 애썼습니다. 칼럼을 읽고 센터나 병원을 찾아오신 부모님들을 만났을 때 많은 보람을 느꼈습니다. 끝으로 몇 가지 당부하고 싶은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첫째, 모든 문제의 원인과 결과는 상대적이고 복잡하다는 것입니다. 즉, 아이가 겪고 있는 문제들은 아이의 기질과 부모의 상호작용, 또는 아이가 갖고 있는 질병과 환경과의 부조화 등으로, 서로 상대적인 측면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것을 “부모의 양육이 잘못 돼서 그렇다”거나, “학교 환경이 나빠서 그렇다”고 쉽고 단순한 인과관계로 이야기하는 것을 “환원주의의 함정에 빠진다”고 합니다. 그보다는 어떤 것이 아이가 갖고 있는 특성 혹은 질병이고, 또 어떤 것이 거기에 대한 주변 환경의 반응인지, 좀 더 객관적인 시각으로 생각해 봐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둘째, 아이가 성장하는 궁극적인 목표 지점은, 하나의 개체로 독립을 이루어 내는 것, 그리고 각자가 가진 고유의 특성을 발휘해서 스스로 행복하고 사회에도 기여하는 것입니다. 남보다 더 많은 것을 가진사람, 무엇이든 더 잘하는 사람, 더 큰 성취를 이룬 사람이 되는 것은 그 과정에서 얻을 수도 있고 못 얻을수도 있는, 부수적인 것입니다. 그런데 이 목표들의 주객이 전도돼 ‘성취’가 가장 중요한 것이 됐을 때 많은 문제가 발생합니다. 청소년의 우울증과 자살의 이면을 잘 살펴보면, 이런 가치관의 혼란에서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릴 때부터 성공을 향해 밀어붙여진 많은 아이들이, 중학교 2학년 즈음이 되면 삶의 지표와 의미를 손에서 놓아 버리는 것을 볼 때 너무나도 안타깝습니다. 셋째, 외부에서 자원을 찾는 것을 주저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아이에게 문제가 생겼을 때, 주변을 살펴보면 도와주기 위해 준비된 사람이 생각보다 매우 많습니다. 혹시 정신과에 가면 아이의 미래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걱정하는 분이 많지만, 대부분 그것은 그저부모님의 불안일 뿐입니다. 세상이 복잡해질수록, 부모님이 직접 해결해 줄 수 있는 문제의 범위는 점점 좁아집니다. 직접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부모보다는,적절한 자원을 찾고 연결해 줄 수 있는 부모가 더 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해가 곧 시작됩니다. 성남시 소아청소년정신건강센터 ‘틔움’은 내년에도 성남의 아이들과 가족들을 위해 열심히 뛰겠습니다. 앞으로는 문제를 겪는 아이들을 찾아내고 상담하고 치료를 연계하는 데서 한걸음 더 나아가, 성남시 전체의 분위기를 밝고 건강하게 가꾸고, 가족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며, 소외된 아이들을 두루 살펴 돌보려고 합니다. 새해, 성남시 모든 아이들과 가족들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성남시소아청소년정신건강센터 031-751-2445 저작권자 ⓒ 비전성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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