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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을 추억하다(4) 사라져 가는 것들에 대한 아쉬움, 그때를 아시나요?

  • 관리자 | 기사입력 2013/05/27 [03:32]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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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도심 중앙에 자리 잡고 있어 전망 좋은 희망대공원은 초록이 짙다.

구릉지 지형을 살려 공원을 만든 곳, 290여 계단을 올라서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꼭대기 팔각정에는 운동하는 시민들로 붐빈다.

빌딩숲에 막혀 갈 곳 없는 새들이 이곳에 둥지를 튼 듯 이름 모를 새가 참 많다. “뿌우~뿌국 뿌우~뿌국” 산골에서나 들려올 법한 새 울음소리가 계속 들려온다.

희망대공원은 1997년 놀이동산이던 곳을 기존의 지형을 살려 공원시설로 조성했다.

본시가지를 정화하는 폐 역할을 하는 희망대공원의 처음 모습은 어떠했을까? 그 모습이 왼쪽 1970년대 사진 속에 있다.

‘대영타이어공업주식회사’라고 쓴 글귀가 보이는 성남 제1공단과 함께. 지금 서 있는 이 자리는 저 사진 속 어디쯤일까? 

친구인 새 부부를 기다린다는 김찬숙(여·74·신흥3동) 씨를 뒤로 하고 내려와 울창한 나뭇잎 사이로 내려다본 시야에 텅비어버린 제1공단 자리가 들어온다. 입주해 있던 공장들을 다 어디로 가고 차 몇대만 덩그러니 서있다.

1970년 광주대단지 항쟁을 겪었던 정부는 성남이주 철거민 고용을 위해 성남공단 조성에 나섰고,1974년에 제1공단·2공단이, 1976년에 제3공단이 준공됐다.

경공업 중심으로 조성된 산업단지는 성남지역에서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왔다.

중학생 때부터 성남에 살고 있다는 한 시민(남·47)은 “한창 전성기 때 공단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월급날이면 성호·중앙·종합 시장 등은 늦은 밤까지 불을 밝혔다”고 한다.

그러나 제1공단은 2009년 분당구 동원동 일대에 대체 부지로 확정되고 완전 철거된 상태로 눈앞에 있다.

마지막 운명을 다하는 날까지 1공단에서 함께 일한 유미 엄마는 저 횅한 부지를 바라보며 뭘 생각할까? 쓸쓸히 추억 속으로 묻혀 가는 자리가 많아지는 본시가지를 안타까운 눈으로 바라보는 대신, 새로운 소망을 ‘희망대공원’의 이름처럼 꿈꾸고 있을 것이다.
 
1990년대 중반 이후부터 성남산업은 단독형 공장에서 소규모 집적화 아파트형 공장으로 변모하기 시작했으며, 시는 현재 벤처기업육성에 주력해 지난해 기초도시 최초로 벤처기업 1천개 돌파하는 등 기업하기 좋은 도시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박경희 기자 pkh223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