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공감친구 멘토와 멘티 “올라가야 하나?” 노인 세 분이 방안에서 장기판을 앞에 두고 나누는 이야기, 그러나 내용과 달리 분위기는 따스함이 묻어난다. 곁에서 훈수를 두다 혼쭐이 난 할아버지 또한 허허허 기분 좋게 웃는다. 멘토(인생의 조언자)와 멘티(조언을 받는 사람)로 맺어진 이들. 분당구 정자동 한솔종합사회복지관에서 실시하는 실버 멘토링(Silver Mentoring) 프로그램을 이수하고 멘토로 활동하는 두 분이 다리가 불편해 7년째 바깥출입이 어려운 멘티 김은우(가명·85) 어르신 집에 와서 함께 벗 삼아 장기를 두고 있다. 이들은 가사도우미와는 또 다른, 때론 친구처럼 때론 선배처럼 동년배로서 함께한 세월이 공감대를 형성, 속 깊은 얘기까지 들어줄 말상대 친구가 되어주기도 하는데 6·25참전용사인 김은우 씨도 이런 대화를 통해 오랜 세월 알지 못하고 있던 군 퇴직금과 참전용사 수당도 도움을 받아 신청 중에 있다. 멘토로 활동하는 김윤욱(75) 씨는 20년 동안 지역에서 봉사해온 분이다. “글을 모르는 분이라면 관공서에 함께 가주고, 불편한 다리 대신 휠체어를 대여해 도란도란 얘기하며 산책도 하고 방안에만 있던 어르신에겐 지난 선거일 투표도 하게 해 드렸습니다.” 실버 멘토링 프로그램을 통해 총 32시간 교육을 받아야만 멘토로 활동할 수 있다. 교육내용은 손 마사지, 치매예방법, 그림그리기, 회상하기, 대인관계향상을 위한 의사소통이나 집단상담, 약물 투약법까지 여러 가지로 좀더 전문적인 접근이 가능하도록 한다고 한다. 김윤욱 씨와 함께 호흡을 맞추는 복지사 이민영 씨는 “그동안자원봉사자의 주 연령대가 10~40대여서 노인의 특성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제공하는 서비스가 일상생활지원서비스 등 생활지원에 한정돼 있어 정서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고 한다. 하지만 동년배의 전문적 교육프로그램은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 교육과정을 수료한 분들은 지역 내 재가 노인과 1:1 결연을 맺어 준다고 한다. 이는 동시대를 살아온 이들로서 공유와 동감을 더 쉽게 이끌어 낼 수 있고 고령화 사회의 노인문제인 일자리와 소외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 혼자 계신 재가 노인 분들은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에 항상 걱정이지만 이런 활동을 통해 안부 확인도 가능하다. 한솔종합사회복지관 031-8022-1100 박경희 기자 pkh2234@hanmail.net 저작권자 ⓒ 비전성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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