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 오백 지 천년이라.’(비단은 오백년 가고, 한지는 천년이 간다) 우리 민족 고유의 종이인 전통한지에 혼을 담아 손끝으로 한지공예작품을 만든 지 30년이 됐다는 홍연화(54·야탑동) 씨는 ‘지승공예’의 명인이다. “소박하면서도 단아한 한지는 대중문화의 하나로 이 시대에 있어 가장 자연친화적인 무공해 예술작품의 소재”라는 것이 그녀의 무한한 한지사랑 예찬론이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취미로 시작한 한지공예(지승공예·지호공예·지장공예·지함공예)가 오늘날 자신에게 든든한 삶의 목표가 되었다는 홍 명인.한 줄로 꼰 홑 줄과 홑 줄 두 가닥을 다시 꼬아 겹줄을 만들고, 씨줄(겹줄)을 기둥삼아 날줄(홑줄)을 엮어 전통한지 공예작품을 만들어낸다. 때로는 찹쌀 풀을 만들어 입히기도 하고 어떤 작품은 옻칠을해 섬세하고 견고한 작품으로 탄생된다. 한지를 꼬아 작품을 만드는 사이 살이 터지고 다시 새살 돋기가 수없이 반복됐고 그녀의 손끝으로 살아난 작품들은 수상의 영광을 안겨 주었는데 ‘2005년 한지공예부문 경기 으뜸이’, ‘2006년 경기도 예능부문 여성상’이다. 지난 2010년 임권택 감독의 101번째 영화 <달빛 길어 올리기>에 그녀의 작품들이 등장하고 지승공예작품의 실제 작업자가 그녀였다는 사실! 먼 옛날 딸을 시집보낼 때 가마 속에 넣어 보냈다는 요강은 ‘지승공예’가 생활용품으로 사용됐음을 ‘전통지승, 지함공예 복원(2010년)’을 통해 대중들에게 알렸다.
한국전통공예부문 초대작가로, 기능대회 심사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명인’으로 인증받기까지 그녀에게는 인고의 세월이 흘렀다. 많은 수상과 수없이 많은 작품을 만들었지만 “늘 만족이 안 된다. 작품에 갈증을 느낀다. 그래서 몇 날 밤 작품에 몰입하고싶다”는 홍연화 명인이다. 또 “늘 그랬지만 지금이 시작인 것처럼 천 년의 역사를 가진 전통한지에 21세기를 살아가는 현대인의 의식을 불어넣어 예술성과 실용성이 돋보이는 한지공예품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진다. 2014년 새해부터 ‘성남민속공예전시관’ 입주자대표 일을 맡아 전시관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는 그녀는 전통공예체험학습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오는 4월 22일엔 경기도 안양 ‘남초등학교’ 학생 120여명이, 5월 24일엔 성남시 ‘걸스카웃트’ 500여 명이 민속문화체험과 전통공예체험을 할 예정이다. 닥나무 가지를 삶아 껍질을 벗겨 헹구고 말리는 등 많은 시간과 정성을 들여야 비로소 종이가 된다는 한지, 그녀의 손끝에서 작품으로 살아나는 우리의 전통한지공예에서 그 천 년의 숨결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성남민속공예전시관 031-732-7975 고운한지공예(야탑) 031-707-3843 이화연 기자 maekr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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