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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청 광장에 ‘평화의 소녀상’ 세워지다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14/04/24 [13:56]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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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소녀상     © 비전성남


역사에 남기는 일
“우리가 강요에 못 이겨 했지만 그 일을 역사에 남겨두어야 한다. ”

한 많은 생을 사시다가 이제 한 마리 나비처럼 훨훨 떠나가신 고 김학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마지막 말씀이다. 정부등록 ‘위안부’ 피해자 234명 중 현재 생존자는 우리 성남의 임00(86) 할머니를 포함해 55분이다. 그나마 할머니들의 연세가 많아 이제 몇 년 후면 역사 앞에 진실을 증언할 분들이 사라지게 된다.
일본의 진상규명과 사죄,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진실된 역사 바로세우기를 위한 일본대사관 앞 수요집회는 할머니들의 피맺힌 절규로 지금도 진행 중이다. 1992년에시작돼 눈·비를 무릅쓰고 1,121회에 이르렀지만 일본은 여전히 ‘위안부’ 존재 자체를 부정하고 역사를 왜곡하며 지속적인 망언을 일삼고 있다.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지기까지
이에 누군가는 역사에 남겨야 할 그 일을 성남의 백만 시민이 이뤄냈다. 성남시청 광장에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진 것이다.
평화의 소녀상이 설치되기까지의 흐름은 이렇다. 지난해 7월,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글렌데일시는 “위안부를 상징하는 동상을 건립하고 싶다”는 한국계 단체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해외에서는 최초로 평화의 소녀상이 설치됐고 시 측은 시립도서관 앞에 있는 시립공원 부지를 무상으로 제공했다.그러나 평화의 소녀상을 접한 글렌데일과 로스앤젤레스의 일본계 주민과 시민 단체는 그해 12월, 백악관에 소녀상 철거를 요구하는 청원을 했다.
이에 맞춰 성남시는 미국 글렌데일시의 ‘위안부’ 소녀상 철거 반대 및 수호를 위한 특사단을 파견했다. 이것은 호국보훈정책에 대한 의지를 대내외에 알림으로 국제사회에서 한·일관계 역사인식의 전환점을 가져오는 계기를 마련했다. 당시 현지 언론들은 성남시가 지방정부 차원에서 사절단을 파견해 국제적 인권수호 의지를 천명한 것과 국내외 소녀상 건립 확대에 적극 나서겠다는 것에 큰 관심을 나타냈다 .
올해 2월, 성남시는 아픈 역사를 잊지 않고 자라나는 후손들에게 역사의 교훈을 아로새기기 위해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결정하게 됐다. 마침내 2014년 4월 15일, 300여 명 시민들의 응원 속에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이 있었다.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의 부탁
제막식에 참석한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88) 할머니는 기념사에서 “힘을 모아 소녀상을 건립해 준 것에 너무나 고맙고 이 나라를 튼튼하게 해 다시는 전쟁이 없는 나라로 만들어 달라”면서 “여러분의 후손들은 역사에 소녀상을 보고 공부가 잘 되도록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나라를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 것이기에 전쟁의 재발 방지를 위해 아픈 역사를 기록하고 교훈 삼는 것은 국가나 지방 자치단체, 국민 모두의 당연한 책임일 것이다. 할머니의 바람대로 ‘평화의 소녀상’이 앞으로 다음 세대의 훌륭한 역사 교육의 산실이 될 것을 기대한다.

평화와 인권 전국연합회 회장(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돕기)
구현주 sunlin122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