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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이달의 절기- 적시적기(適時適期)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14/05/22 [09:48]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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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절기 중 아홉 번째 절기인 망종(芒種)은 음력으로는 5월, 양력으로는 6월 6일 즈음이다. 망종은 보리나 벼와 같이 깔끄러운 수염(芒) 있는 곡식의 씨(種)를 뿌리는 시기라는 뜻으로 보리 베기와 모내기에 알맞은 때다.

겨울 작물인 보리는 망종 전에 베어야 한다. 그래야 안심하고 벼도 심고 밭갈이도 할 수 있다. 보리농사가 많았던 남쪽 지방에서는 보리 베기와 모심기가 겹치는 망종 무렵이 1년 중 제일 바쁜 시기다. 제주도에서는 이때를 가리켜 “보리 곱곡 삼 거릴 땐 가시아방 와도 조롬으로 절한다”고 한다. 보리를 거둘 때는 장인어른이 와도 궁둥이로 절을 한다는 뜻이다.

예부터 손이 없는 한식에는 조상의 산소를 돌보고 망종에는 제사를 지냈다. ≪동국통감≫ <고려기>에 현종 15년 망종 날에 몽고군과의 전쟁에서 사망한 군사들을 위해 제사를 지냈다는 기록이 있다. 이 전례가 기준이 돼 현충일을 6월 6일로 제정했다.

망종 전후에는 가뭄이 자주 드는데, 옛날에는 하지(夏至)가 지날 때까지 비가 내리지 않으면 기우제를 지냈다고 한다.

일 년 중에 낮이 가장 긴 하지에는 양기가 극에 달하는 동시에 음기가 싹튼다. 하지가 지나면서 양기는 조금
씩 쇠하고 음기가 서서히 차오르며, 낮이 조금씩 짧아진다. 하늘에는 찬 기운이 퍼지고 있지만 지상은 복사열 때문에 무덥기만 하다. 우주의 음양처럼 세상의 이치는 차면 기울고 성하면 쇠하기 마련이다.

하짓날은 감자 캐는 날이다. 강원도 일대에서는 하지 무렵에 감자를 캐서 밥에 앉혀 먹는다. 하지가 지나면 장마가 시작되는데, 비가 오면 감자가 많이 썩고 말리기가 쉽지 않으므로 하지 전에 감자를 캔다.

망종에는 보리를 베야 하고, 하지에는 감자를 캐야 하는 것처럼 모든 일에는 알맞은 시기가 있고 때가 되면 꼭 해야 하는 일들이 있다. 적시적기(適時適期), 때를 놓치고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으면 뼈아픈 후회만 남을 뿐이다.

전우선 궁궐 문화유산 체험 학습지도사 foloj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