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예로부터 집에서 술을 빚었다. 지방에 따라, 술 빚는 사람에 따라, 재료와 계절에 따라 술의 종류와 맛이 다른데 우리는 집에서 빚는 술이라 해서 가양주(家釀酒)라고 부른다.
우리 술은 쌀·누룩·물, 이 3가지 재료로 담금과 거름 내림의 과정을 거쳐 만드는 전통발효음식이다. 올해로 8년째 우리 술을 빚으며 술 익는 향기에 푹 빠져들게 됐다는 ‘진향 우리 술 교육원(농림축산식품부 제9호 우리 술 교육·훈련기관)’ 안진옥(50·운중동) 원장은 아름다운 음주문화를 추구하며 수천 년의 역사와 함께 발전해 온 술과 음식 나눔의 철학을 가지고, 우리 전통음식 중 우리 술을 빚는 즐거움을 택했다. 남편의 직장을 따라 2001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로 갔고, 국제학교에 다닌 아이 덕분에 여러 나라 사람들과 만났다. 김치 레시피를 가르쳐 달라는 그들의 요구에 막막했던 순간을 생각하며, 2005년 귀국 후 한국전통 음식연구소에서 떡·김치·장아찌·술·차 등 전통음식을 모두 배웠다. 그 중 내 손으로 빚은 술이 익어가는 동안 기다리면서 그 향기와 맛에 매력을 느껴 오늘에까지 온 것 같다며 예쁜 미소를 지었다. 술을 잘 빚으셨던 시어머니와 음식을 잘 하셨던 친정어머니의 손맛을 물려받은 종갓집 외며느리인 안 원장은 술은 발효음식이기 때문에 주택이 있고 공기 좋은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 운중동 뫼루니마을에 교육원을 열었다고 한다. “막걸리를 빚으면서 처음으로 고민이란 걸 했다”는 안 원장은 그렇게 고민해 빚은 진향주(辰饗酒)로 2010년 대한민국 가양주 주인(酒人)선발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그러나 학생들의 음주사고 소식을 들을 때마다 안타까워서 지금은 고등학생들에게 술 문화 학교강의를 시작했다. 술을 잘 만드는 법, 술을 잘 마시는 법도 우리 전통 문화를 지켜가는 중요한 일이며, 희로애락에 술이 빠지는 일이 없듯이 술만큼 예민한 발효음식은 없다는 안 원장의 술에 대한 철학은 ‘나눔’이라고 했다. 음식이기 때문에 음식으로서의 술이 됐으면 하는 것 이 그 의 바람이기도 하다. 언제든 청소년을 위한 교육에 기꺼이 재능기부를 하겠다는 안 원장, 9월 말까지 상대원2동 주민센터에서 ‘즐거운 우리 술 빚기’ 강의를 한다. 이화연 기자 maekra@hanmail.net 저작권자 ⓒ 비전성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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