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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하지만 분주한 나무들의 겨울준비

생태도시 성남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14/11/21 [16:40]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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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은 청량산(479m)·검단산(535m)·불곡산(312m)이 광주군과 경계를 이루고 인릉산(326m)·청계산(492m)·국사봉(540m)·바라산(428m)이 서울시, 과천시, 의왕시 등과 각각 접하고 있다.
성남을 포근하게 감싸 안고 있는 이들 산의 나무들은 요즘 참 조용하지만 분주한 겨울을 준비하고 있을 것이다.
겨울은 살아가는 생물들에게 참으로 고통스럽다. 차가운 바람, 적은 햇빛, 얼어 붙은 땅. 그래서 겨울은 인내의 계절이다.
한편 봄과 여름이 생산의 시간이었다면 겨울은 지킴의 시간이며 휴식의 시기이기도 하다. 겨울의 여유 있는 쉼을 위해 나무는 특별한 준비를 하는데 버릴 것은 버리고 보강할 것은 보강하는 일을 한다.
숲의 나무들이 의연하게 혹독한 겨울을 보낼 수 있는 것은 나무가 겨울을 위해 일체의 몸을 정리하고 속을 정리한 덕분이라고 한다. 나무에게 꼭 필요한 잎 속의 질소·인산·칼륨은 줄기로 회수한 후 나무는 여름 내내 빛을 얻어 생산공장 역할을 했던 위대한 잎을 겨울을 위해 과감하게 떨궈 낸다.
아울러 나무는 겨울이 되기 전 이미 세포속의 물기를 세포 사이로 옮겨 놓는다고 한다. 물은 얼게 되면 몸집을 불리는데 만 일 세포 속 물이 조금이라도 얼면 부피가 커지면서 세포가 무참히 찢기기 때문이다.
나무는 또한 당분을 농축시켜 세포 내 점도와 혼합도를 증가시킴으로써 쉽게 어는 것을 방지한다. 이는 세포용액의 농도를 증가시켜 어는 점을 낮추는 효과를 가진다. 마치 겨울철에 바닷물이 잘 얼지 않는 것이나 소주가 잘 얼지 않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렇게 내한성을 갖춘 나무는 영하 30도 이하에서도 얼지 않고 의연하게 겨울을 보내게 된다. 미루나무의
경우 영하 80도에서도 견딜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정작 나무가 추위로 곤혹을 치르는 것은 엉뚱하게도 겨울이 아니라 봄의 꽃샘추위 때문이다. 봄철에
겨울잠에서 깨어난 나무가 부지런히 물오름을 시작하고 신록을 피워내는데 꽃샘 추위의 저온현상은 이제 막
움트는 싹을 긴장시키고 체내 수분이 많은 봄철에 비록 일시적이긴 하지만 나무에게는 치명적이다.
이상기온현상은 생태계에 큰 위협이 되고 있는데 이 겨울이 끝나고 찾아오는 봄엔 이상기온현상이 없길 바라며 꽃샘추위도 잠깐이어서 봄을 기다리며 겨울을 버틴 나무들이 당황하지 않길 바란다.

김기숙 기자 tokiwife@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