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을 잡고 싶으면 문장의 뜻을 살펴서 외워라, 외우지 못하면 그리는 것과 같다”고 하셨던 아버지의 말씀에 선생은 문장을 외웠고 그 문장들은 묵향과 함께 선생의 몸과 마음에 고스란히 스며들어 생각이 되고 성품이 됐다. 좌우명이 그 사람의 주춧돌이라면 가훈 역시 그 집안의 주춧돌이다. 어떤 것에 가치와 기준을 두느냐에 따라 가훈도 달라진다. 그래서 가훈은 그 집안을 이루는 생활양식과 전통문화의 총체가 된다. 선생은 그런 좌우명과 가훈을 언제 어디서나 먹물로 써주며 널리 알려 사람들을 이롭게 한다. 특히 해맞이, 정월대보름, 단오, 백중 등 지역의 다양한 행사에 참여해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벌써 6년이 됐다. “좋은 글귀는 좋은 기운을 준다. 나쁜 글귀를 써달라고 하는 사람은 세상에 없다”며 “사람들의 좋은 인품과 덕성을 기르는 일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된다면 그보다 더 좋은 일이 있겠는가”라는 선생은 사람들과 뜻을 함께하고 좋은 글귀를 나누며 살고 싶다. 사군자와 문인화에 능한 유 선생은 “붓으로 글씨를 쓰고 그림을 그리는 일은 나를 다스리고 마음에서 자연을 재생시키는 일”이라며 모든 것이 자연으로, 서로 교류하며 같이 가는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일까. 스승이며 존경하는 아버지를 닮아 묵향은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는 그에게도 수많은 문하생이 있다. 문하생과 함께할 때 마음이 즐겁다는 그는 가르치기보다 더불어 배우고 익히며 덕성을 기르는 일에 힘쓴다. “모든 것은 시작과 끝이 있고 우리가 산다는 것은 그 중간에서 행(行)하는 일이다. 그러나 행하되 자기 몫을 남에게 미루지 말고 스스로 뜻을 세워 노력해야 한다”는 그는 자신의 뜻을 선택하고 그것을 위해 노력하면 마침내 이루어진다고 말한다. 하여 유지경성(有志竟成)하며 모든 것은 덕성으로 가는 길과 맞닿아 있다는 유 선생은 실천가며 사람들의 길라잡이며 예술가다. 그는 오는 2월 28일 분당구청 광장에서 열리는 정월대보름 행사에서 사람들에게 좌우명과 가훈을 써줄 예정이다. ‘좋은 일을 했으니 더욱 좋아지고 빛나시라’는 선생의 바람이 부채와 화선지에 먹물이 번지듯 그 뜻도 사람들의 가슴에 지그시 번졌으면 좋겠다. 조여일 기자 dudlfdk@hanmail.net 저작권자 ⓒ 비전성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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