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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움직이는 큐피드, 꿀벌 이야기

생태 도시 성남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15/04/22 [10:52]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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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제공: 숯내고마리 여숙자     © 비전성남
계절의 여왕 5월을 맞이하면 세상은 꽃이 만발하고 새로 돋아난 여린 잎사귀가 계절의 변화를 새삼 느끼게 한다. 이때 꼭 등장하는 것이 봄을 알리는 대표곤충 꿀벌이다. 꿀벌은 누에와 함께 인류에게 사육된 가장 오래된 곤충이다. 인류가 꿀벌을 이용하게 된 것은 5천년 이전의 일이며, 예로부터 벌은 부지런함과 검약을 상징했다.

꿀벌은 계급사회를 형성해 살아가는데 일벌이 먹이가 있는 곳을, 멀면 팔(8)자 모양의 춤을 추고 가까우면 O자형 춤으로 알려 줘 공유할 만큼 공동체의식이 강하다.

여왕벌이 알을 낳아서 애벌레가 부화하면 일벌은 여왕벌이 될 벌에게만 로열젤리를 먹여서 다음 대를 준비하며, 만약 여왕벌이 두 마리이거나 식구가 너무 많은 경우에는 분봉(分蜂)이라고 해 독립을 한다.이는 권력투쟁을 위해 분열을 하게 되면,공멸을 하게 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꿀과 로열젤리 프로폴리스, 꽃가루, 밀랍은 ‘꿀벌’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것들이다. 그런데 이것 말고도 꿀벌은 꽃가루 매개체로서 인류의 생존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지구상의 식물 3/4이 스스로 수정하지 못한다. 그래서 꿀벌과 같은 매개곤충에게 수정을 의존하는데 그 중 80%를 꿀벌이 담당한다. 봄이면 우리의 입을 행복하게 만드는 딸기는 꿀벌에 의해서만 수정이 되는 대표적인 과일이다. 꿀벌은 살아 움직이는 큐피트인 것이다. 꽃가루 매개체로서 꿀벌의 가치는 1차적 양봉산물이 가지는 가치보다 143배에 달한다고 조사된바가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꿀벌들의 구제역’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낭충봉아부패병으로 인해 토종꿀벌들이 한꺼번에 죽어버리는 일이 벌어졌다. 또한 세계 4대륙 전역에서는 일벌이 벌통을 집단적으로 가출해 버리는 꿀벌 실종 괴현상(CCDcoliny collapse disorder)이 발생해 꿀벌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꿀벌이 사라지면 곤충을 매개로 수정이 이뤄지는 식물이 사라지고 그로 인해 인류의 식량자원에 큰 타격이 미친다. 생태계 교란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데 아인슈타인은 꿀벌이 사라지면 4년 이내에 인류도 멸망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도 있다.

꿀벌이 사라지는 원인으로 무분별한 살충제 사용, 바이러스 같은 병원체의 오염 등 다양한 것이 거론되는데 그 중 하나가 전자파다. 전자파의 증가로 꿀벌이 집을 찾아오는 기억회로가 교란된다는 것이다. 농가에서는 궁여지책으로 꿀벌 대신 서양뒤 영벌이라고도 불리는 호박벌을 사다가 식물의 수정에 이용하는 실정이라고 한다.

봄이 되면 ‘붕붕붕’ 요란한 소리를 내며 바쁘게 꽃 사이를 돌아다니는 꿀벌을 볼 수 없으면 어쩌나, 걱정이 앞선다. 빠른 원인 분석과 구제책으로 더 많은 꿀벌이 붕붕소리를 내며 정겨운 비행을 할 수 있게 됐으면 좋겠다.

김기숙 기자 tokiwife@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