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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도시 성남] 사람과 평생 같이하는 나무 소나무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15/11/24 [15:48]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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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로부터 소나무 가지는 부정을 물리치고 정화하는 의미를 가졌다. 제의신당 주위에 금줄을 칠 때 왼새끼에 소나무가지를 꿰어 두고, 출산 때나 장을 담을때 치는 금줄에 솔가지를 꿰는 것도 잡귀와 부정을 막기 위한 것이다.
사람이 태어나면서부터 소나무는 평생을 같이하는 나무라고 한다. 소나무로 집을 짓고, 소나무로 땔감 하고, 소나무로 관을 만드는 등 삶 자체가 소나무와 같이했기 때문이다.
소나무의 이름에서도 우리 민족의 소나무에 대한 ‘존경’을 엿볼 수 있다. 소나무의 줄임은 ‘솔’이다. 솔의 뜻은 ‘으뜸’이다. 이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나무 중에서 소나무를 으뜸으로 생각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소나무를 의미하는 한자는 송(松)이다.
송이란 이름을 얻게 된 데는 중국 진나라의 시황제 이야기가 얽혀 있다. 시찰을 나갔다가 갑자기 만난 소나기를 소나무 아래에서 피한 진시황이 소나무에게 벼슬을 내려 나무선생이라는 뜻으로 목공(木公)이라 부르게 했는데 그것이 변해 소나무를 가리키는 송(松)이 됐다고 한다. 가로수를 처음 등장시킨 것도 진시황인데 진나라의 가로수가 소나무였다.
겉껍질이 붉은 빛이 돌아 적송이라고도 불리며 최고의 목재로 대접받는 춘양목이라는 이름은 옛 시절 목재의 집산지인 경상북도 봉화군 춘양의 지명을 딴 것이다.
소나무는 십장생의 하나로 장수(長壽)를 나타냈으며, 늘 푸른 모습을 간직하고 있어 절개와 의지를 나타내는 상징으로 쓰여 왔다. 꿈에 소나무를 보면 벼슬을 할 징조이고, 솔이 무성함을 보면 집안이 번창하며, 송죽 그림을 그리면 만사가 형통한다고 해몽한다.
사람과 평생을 같이하는 소나무는 우리역사 이야기를 담고 있기로도 유명하다.
2005년 발굴된 약 8000년 전 신석기시대의 카누처럼 생긴 통나무배는 200살 정도의 소나무로 만든 것이다.
또한 강원도 영월 소재, 단종의 무덤인 장릉(莊陵) 주위에 있는 소나무들은 모두 장릉을 향해 마치 읍(揖)을 하는 것 같은 모습으로 굽어져 있다. 이는 단종 (端宗)을 애도하고 그에 대한 충절을 나타낸 것이라고 믿고 있다.
도굴되지 않은 상태로 발견돼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백제의 무령왕릉에선 일본에서만 자라는 금송으로 된 관이 발굴됐다. 이는 무령왕 시절 일본과 백제가 가졌던 친밀한 외교관계를 잘 보여주는것으로 소나무는 외교사절단 역할도 톡톡히 했던 것 같다. 반갑게도 분당 수내2동 주민센터 앞에선 역사적 사연을 가진 일본에서 나는 금송을 볼 수 있다.
한편 왕릉에선 어김없이 소나무 숲을 만나게 되는데 음양의 조화를 중요하게 여겼던 우리 조상들이 양의 기운이 강한 소나무를 음의 기운이 강한 무덤 근처에 심어 음양의 조화를 도모한 것이라고 한다.
참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쓸모 많은 나무다.
소나무 같은 존재가 될 수 있기를 꿈꾸며 늘 같이하는 사람들에게 최선을 다하며 올 한 해의 마지막 달을 마무리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김기숙 기자 tokiwife@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