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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장(醬)과 음식, 잘 하지는 못해도 알고는 있어야…

전통 장 담그기, 김점순 선생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16/01/22 [14:17]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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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업기술센터에서 8년째 강의하는 김점순 선생     © 비전성남
예부터 장 담그기는 집안의 중요한 행사다. 천연 조미료인 장의 맛이 좋아야 음식 맛이 좋기 때문에 선조들은 길일을 택해 장을 담갔다.
성남시농업기술센터에서 ‘전통 장 담그기’를 8년째 강의하는 김점순(70· 금곡동) 선생을 교육장인 자택에서만났다. 전원의 자택은 종일 해가 들어 교육장으로 최적의 장소였다.
김 선생은 “아무리 장을 잘 담가도 물과 햇볕과 공기와 바람이 도와주지 않으면 안 된다”며 결국 발효식품인 전통 장은 자연이 주는 맛이라고 한다.
“이곳은 장 담그기에 주변 환경이 좋다. 맛있는 장을 혼자 먹기 아까워 나눠 먹고 싶었다”며 자택을 교육장으로 쓴 이유를 설명한다.
김 선생은 “음력 정월에 담근 장은 날씨가 추워 소금이 적게 들어가고 점점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발효가 잘돼 맛이 좋고 변질의 우려가 없다”고 한다. 직접 농사지은 콩으로 매년 10~11월에 메주를 쑤어 띄운다. 그리고 3년간 간수를 빼서 숙성이 된 천일염으로 장을 담근다.
장 담그기 하루 전날 천일염을 물에풀어 가라앉힌다. 항아리에 메주를 켜켜로 넣고 소금물을 체에 밭쳐 부은 후, 잡균 방지를 위해 고추와 대추, 숯을 올리고 뚜껑을 닫아 숙성시킨다. 50~60일 사이에 항아리의 메주를 건져낸다. 이때 항아리에 부었던 소금물이 간장이다. 건져낸 메주에 간장과 메주가루를 섞어 치댄다. 질척하게 치댄 장을 항아리에 꾹꾹 눌러 담는다. 이때부터 본격적인 발효가 시작된다.
선생은 10월이면 발효된 된장을 먹을 수 있다며 수강생들과 함께 뚜껑을 열 때 마냥 설렌다고 한다. “뚜껑을 여는 순간 단맛이 확 올라오고 맛있는 냄새가 난다. 다함께 된장과 간장을 나누고 맛있다고 할 때 더할 수 없이 좋고 보람을 느낀다”는 선생은 먹을거리를 정직하게 만들고 가르치는 것에 사명감과 자부심을 느낀다.
김 선생은 “음식문화는 발전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며 “전통음식의 맥을 잇는 건집안의 어머니며 잘하지는 못해도 알고는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지난해 농어촌 및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경기도로부터 ‘농어촌 발전 유공 표창’을 받았다.
“지금의 내가 있는 건 모두 성남시 농업기술센터 덕분”이라는 선생은 농업기술센터 ‘우리음식연구회’ 회원으로 활동하며 건강하고 바람직한 음식문화를 위해 노력한다.
김 선생은 사람들과 함께 전통음식을 연구하고 만들 때 가장 행복하다. 올해는 2월 24일부터 성남시농업기술센터에서 ‘전통 장 담그기’ 강의를 할 예정이다.

성남시농업기술센터 031-729-4032
조여일 기자 dudlfdk@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