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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도시 성남] 개구리가 들려주는 생태 이야기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16/04/21 [13:25]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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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는 한자어로 와(蛙)이며 흔히 만나는 친근한 동물로 울음을 잘 울고 멀리 뛰고 숨을 벌떡이는 특징이 있어 속담·설화·신화에 등장한다.
신화 속에서 개구리는 왕권과 관련해 신성함을 상징했다. 삼국유사의 동부 여조에는 해부루가 연못가에서 금빛 개구리 모양의 어린아이를 얻어 길러서 태자를 삼았는데 이 아이가 뒤에 동부여의 금와왕이 됐다고 해 개구리를 신성시했다.
또한 선덕여왕의 이야기에도 개구리가 등장한다. 선덕여왕이 옥문지라는 연못에서 겨울에 개구리가 모여 우는것을 보고, 여근곡에 적병이 침입한것을 알아 맞혔다는 내용이다. 여기서개구리는 분노한 형상이어서 병사의 모습으로 해석되고 변란을 상징한 것으로 다뤄졌다.
어릴 적 생각을 못하는 사람에게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을 못 한다’고 하고 견문이 좁은 사람을 가리켜 ‘우물안 개구리’라고 하며 앞일을 위해 양보하는 경우에 ‘개구리 주저앉은 뜻은 멀리 뛰자는 뜻이다’라고 한다. 자나 깨나 글만 읽는 사람을 보고 ‘성균관 개구리’라고 부르기도 한다.개구리는 양서류동물로 피부호흡을 하는데 겨울엔 물이 얼어버리기 때문에 피부가 건조해져서 피부호흡을 못하게 되므로 겨울잠을 자게 된다.
그런데 겨울잠을 자는 동안 체온이 영하로 내려가도 얼어 죽지 않는다. 체내 당분 농도가 높아 체액의 어는점을 낮추기 때문이다. 겨울잠을 자는 개구리는 혈액 1리터당 45g의 당분을 지니는데 인간이 혈액 1리터당 4g의 당분만 초과해도 당뇨병에 걸리는 것에 비하면 놀라운 수치다.개구리는 시끄럽기만 하고 이로울 것이 없는 예로 표현되기도 하고 빈천했던 과거를 잊고 잘난 체하거나 큰소리치는 못난 사람을 비유하기도 했다.
그런데 비가 오거나 습한 날 개구리소리는 더 요란해진다. 건조하면 울음소리를 내기가 힘들고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공기가 건조한 낮에는 덜 울고 습도가 높은 밤이나 비가 올 때 또는 비가 오기 전에 많이 운다. 다시 말해 적은 비용으로 큰 효과를 얻는 개구리의 전략이 숨어있는 것이다.환경변화에 민감해 환경지표종이며 생태계의 허리역할을 담당하며 먹이 사슬에 위치한 포식자인 파충류·조류·포유류의 먹이가 돼 먹이사슬의한 고리를 완성한다.
그런데 개구리는 논, 습지, 호수, 연못 등의 서식지 파괴와 심각해지는 공해 그리고 도입된 외래종 관리의 미흡으로 그 수와 종류가 급격하게 줄었는데 여기에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 기온현상은 개구리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올해도 경칩에 겨울잠을 깬 남한산성 습지의 부지런한 개구리들이 경칩 이후 발생한 이상 저온현상으로 알을 낳기도 전에 동사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성남시가 일찌감치 습지 복원과 보호에 정성을 기울인 덕분에 5월경이면알에서 깨어난 올챙이들을 성남의 여기저기 습지에서 볼 수 있다. 신기한 마음에 손으로 움켜잡고 반가움을 표현하기 쉬운데 위기 속에서 어렵사리 개체수를 유지해가는 개구리들을 함부로 다루지 말고 개구리 보호 실천이 절실히 요구된다.

김기숙 기자 tokiwife@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