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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가 살아야 내가 산다!

-6.25 참전용사 3인을 만나다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16/05/23 [10:05]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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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이상희, 유선종, 양문종 참전용사     © 비전성남

‘조국을 위해 끝까지 싸우다가 불타서 죽은 정의로운 넋들이여!’
대한민국 무공수훈자회 성남지회의 현관에 써진 글귀가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4일 만에 서울을 넘겨주고 3개월 만에 일부지역을 제외한 전 국토를 북한에 내어준 동족상잔의 비극이었던 전쟁, 150만의 사상자와 350만의 부상자를 남긴 6.25의 전쟁터에서 자신의 몸을 던져 나라를 위해 끝까지 싸운 고령의 참전용사 세 분을 만났다. 24회나 고지를 빼앗겼다가 탈환한 치열한 난초고지전에 참전한 이상희(86·금광1동) 충무무공훈장 수여자는 적들이 은둔한 동굴에 수류탄을 투척하며 싸워 중공군 52명을 사살하고 10명을 생포하는 혁혁한 공을 세웠다. 2010년부터 연 12회 무료강연을 하러 다니는 그는 “제2의 6.25가 안 일어난다는 보장이 없다. 젊은 세대는 나라에 충성심을 가져야 한다. 나라가 살아야 내가 살고 내가 살아야 나라가 산다. 전쟁 중에는 전우애가 얼마나 중요한지 모른다. 내가 살아 있을 때 학생들에게 6.25 전쟁에 대해 가르쳐 주고 싶다”며 아직도 식지 않는 열정을 보여줬다.
양문종(88·은행2동) 화랑무공훈장 수여자는 공병으로 6.25전쟁에 참전해 최전방에서 지뢰 매설과 제거, 교량 설치 등의 주된 임무를 수행했다. 위에서는 적의 포탄이 떨어지는 급박한 상황 속에서도 겨울의 차디찬 강 속에 몸을 담그고 임시 다리를 만들어 보급품과 물자를 끝까지 운반하는 책임감 있는 일을 3년 내내 했다. 유선종(88·야탑3동) 화랑무공훈장 수여자는 많은 전투를 치르면서 북진해 평양과 강개까지 진격했다. 그는 가장 기억에 남는 전투로 마지막 낙동강 방어선인 안강전투를 꼽았다. 안강전투에서 어린 학도병들이 너무나도 안타깝게 희생되는 장면을 많이 목격했기 때문이다. “어떠한 불행이 또 우리 앞에 닥쳐오더라도 나가서 싸울 수 있어야 한다. 정신교육이 잘돼야 한다”며 학교 교육의 중요성도 짚어줬다.
육신은 많이 쇠약해졌지만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가도 총을 들고 조국을 위해 싸우겠다며 힘주어 말씀하시는 세 분참전 용사의 정신만큼은 어느 젊은 용사보다 굳건해 보였다. 최고의 예우와 존경을 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 분들임에 틀림없다.
6.25전쟁이 일어난 지 66주년이 되는 오늘날, 6.25전쟁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는 세대들에게 이들의 증언은 살아있는 역사 교과서다. 조국을 수호하기 위해 산화한 영령들의 고귀한 호국정신을 기리며 지금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평화는 이처럼 참전 용사들의 희생 위에 세워졌음을 기억하고, 호국보훈의 의미를 되새기는 6월을 엄숙함으로 맞는다.

대한민국 무공수훈자회 성남지회 031-756-3131
구현주 기자 sunlin122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