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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도시 성남]버드나무 이야기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16/07/21 [09:56]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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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면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주고 바람에 하늘거리는 가지와 잎이 아름다워 사랑받는 나무가 있다. 버드나무다. 우리나라에서 자라는 버드나무는 30종류가 넘는다. 그 가운데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나무가 수양버들, 왕버들, 용버들, 갯버들이다. 
▲ 야탑동 탄천변 수양버들     © 비전성남
버드나무는 그늘을 드리워줄 뿐만 아니라 무성하게 뻗은 잔뿌리로 우물물을 깨끗하게 걸러 주기 때문에 우물가에 많이 심었다. 왕버들 가운데는 아예 호수 같은 물속에 잠긴 채 자라는 나무도 있다.
경상북도 청송군 주산지에는 오랜 세월동안 왕버들 수십 그루가 물속에서 자라고 있다. 왕버들은 수백 년을 넘게 살 수 있고 가지가 굵고 튼튼한 아름드리로 자라는 멋진 나무다. 그래서 버드나무 가운데 왕으로 꼽힌다. 왕버들도 물이 많은 냇가나 습지에서 자란다.
버드나무는 ‘도깨비나무’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한다. 버드나무는 물가에서 습하게 자라다 보니 줄기가 잘썩는데 그렇게 생긴 커다란 구멍 안으로 날벌레들이 들어간다. 안으로 들어간 벌레들은 다시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그 안에서 죽기도 한다. 시간이 흐르면서 죽은 날벌레들이 구멍 안에 쌓이게 되는데 그 시체에 빛을 내는 인성분이 있어 비가 오거나 습한 날씨에 더욱 빛을 낸다. 마치 빛이 훨훨 날아다니는 것처럼 보인다고 해서 도깨비불이라 부르는데 도깨비불이 유난히 많은 버드나무를 ‘도깨비나무’라는 별명으로 부르게 됐다.
사람들은 버드나무를 오랫동안 약으로 써왔다. 오늘날 열을 내리고 통증을 가라앉히는 아스피린 원료를 버드나무에서 채취하고 있다. 이순신 장군이 과거시험 도중 말에서 떨어져 다리를 다쳤을 때 버드나무 가지를꺾어 다친 부위를 응급처치하고 마저 시험에 응했다고 한다. 버드나무의 가지는 광주리나 채반 키 등을 만드는데 이용되기도 한다. 버드나무로 만든 채반에 부침이나 튀김 같은 음식을 담으면 수분과 기름기를 버드나무 채반이 흡수해 쫀득거리고 바삭거리는 맛을 잃지 않는다.
옛 조상들은 이를 닦는 데도 버드나무를 활용했다. 이를 깨끗이 닦는 것을 양지라고 하는데 양지는 바로 버드나무 가지를 뜻한다. 버드나무 가지를 잘게 잘라 이를 닦을 때 사용했던 것에서 비롯된 말이다.
옛날 여인들은 사랑하는 남자와 헤어질 때 ‘빨리 돌아오지 않으면 버드나무처럼 내 마음도 흔들릴 것’이라는의미로 버드나무 가지를 꺾어서 주었다고 한다. 또 어머니가 돌아가시면자식들은 초상을 치르는 동안 버드나무 지팡이를 짚고 서 있었다. 어머니가 여자여서 버드나무에 비유되기 때문이었고, 또 버드나무가 마치 어머니의 사랑만큼 부드럽고 온유하다는 뜻이다.
성남의 탄천 주변에도 버드나무가 많이 있어 하늘거리는 가지와 잎이 참 보기 좋다. 버드나무는 공해가 심한곳에서도 잘 자라고 오염된 공기를 빨아들이는 능력 또한 뛰어나 가로수로도 좋은 나무다. 아스피린 원료에서 공기와 물까지 정화해주고 사랑 표현까지 해주는 쓰임새 많은 버드나무에게 고마운 마음 전하며 아침저녁으로 탄천 주변을 산책하는 것도 건강한 여름나기 방법으로 좋을 듯하다.

김기숙 기자 tokiwife@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