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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소통과 배려의 문자”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한글 반포 570돌 기념 특별 전시 개최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16/09/22 [09:14]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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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원 명단인 계안     © 비전성남
분당구 운중동에 있는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藏書閣)에서는 한글 반포570돌을 기념하는 특별전 ‘한글, 소통과 배려의 문자’가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임금에서부터 사대부, 여성,하층민에 이르기까지 조선 왕실과 민간에서 만든 한글 자료 총 100여 종을 소개한다.
1449년(세종31)에 간행된 <월인천강지곡(月印千江之曲)>은 세종이 부처의 공덕을 찬양해 지은 장편의 노래를 수록한 책이다. 월인천강지곡은 당시 한자를 앞세우고 그 아래에 한글로 음을 다는 표기법과는 달리 독자적으로 한글을 사용하려는 주체성을 보여준다.
584㎝의 <한산 이씨 고행록(苦行錄)>은 1718년(숙종44) 60세를 맞이한 한산 이씨(유명천의 부인)가 손수한글로 쓴 회고록이다. 한산 이씨는 정치적 환국에 휘말린 남편을 따라 각지의 유배소를 떠돌았던 자신의 고단했던 삶을 한글로 기록했다.
올해 4월에 발견된 <진주 마진마을 평민·천민들의 한글 상계(喪契) 문서>는18,19세기에 마진마을 백성들과 노비들이 한글로 직접 작성한 문서로,계원 명단인 계안(契案)과 부조한 물품과 그 액수를 적은 치부(置簿)로 구성됐다. 상계는 상을 치르고 제사를 지내는 일을 서로 돕기 위해 만든 조직이다. 마진마을 평민과 천민들은 자신들의 뜻을 결집하고, 그 내용을 직접 한글로 기록했다. 문자 생활에서 소외됐던 이들이 한글로 자신들의 삶을 도모한 것이다. 말과 글이 달라 제 뜻을 능히 펼치지 못하는 백성들을 불쌍히 여겨 스물여덟 자를 만든다는 세종이 꿈꾸었던 순간이 아닐까?
이번에 전시된 한글자료들은 서체도 매우 아름답다. 서체는 손으로 쓴 필사체와 금속활자, 목활자로 이뤄져
있으며, 특히 필사체는 컴퓨터에서 사용하는 한글 서체로 개발이 가능할 정도로 매우 단정하고 유려한 것이
특징이다.
2016년 장서각 특별전 ‘한글, 소통과 배려의 문자’는 올해 연말까지 계속되며, 상설전시인 ‘조선의 국왕과 선비’도 함께 관람할 수 있다.
 
전시기간 : 2016년 12월 31일까지 월~토요일 9:30~17:30
전시장소 : 운중동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전시관
관람문의 : 031-709-4911 / 단체관람 사전 문의

 
전우선 기자 foloj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