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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의 쉰 번째 막내둥이로 태어난 ‘위례동’ 그리고… 벌써 일 년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16/10/21 [12:26]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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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례동 주민센터     © 비전성남
▲ 위례 수변공원    ©비전성남
▲ 위례대로길     © 비전성남
다소 낯설고, 미흡하거나 혼란스럽지만 ‘위례동’은 성남 50개 행정동 중 한 곳이다. 10월 현재 인구 2만여 명, 2018년 4만8천여 명이 거주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성남에도 위례동이 있어요?”라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위례신도시, ‘위례’라는 지명은 한성시대 백제의 도성이었던 하남 위례성에서 유래했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인다’고,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더라’고 했다. 위례동, 이 지역에 대해 좀 더 알아가기 위한 마음으로 이곳 하늘 아래를 둘러보기로 했다. 주민센터를 기점으로 위례한빛고등학교, 한빛중학교를 지난 후 고작 몇 미터, 몇 발짝이나 걸었을까, 지나가는 이를 붙들고 “여기가 성남이에요, 송파에요, 아니면 하남이에요?”라고 물어봐야할 정도로 세 곳 위례동은 쪼개짐 없이 하나로 연결돼 있다. 그래선지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곳 위례동에 오기 위해 서울에서 택시를 탄 어떤 이는 “위례동으로 가 주세요”라고 말한 뒤 잠이 들었다고 한다. 잠에서 깨어 보니 ‘송파 위례동’이었다고. 기사님은 “앞으로는 송파 위례동인지, 성남인지 하남인지 말씀하세요”라며 성남으로 향했다는.
위례신도시는 총 면적 677만5천㎡ 중 ‘성남 41%, 송파 38%, 하남 21%’의 면적을 차지하고 있다. 지명을 정할 당시 각 자치단체 주민들은 면적, 역사적 배경 등을 두고 서로 ‘위례동’으로 하겠다는 의견을 주장했고 주민들의 의견을 존중해 세 곳 모두 ‘위례동’이란 같은 이름을 가지게 됐다. 한 지붕아래 세 가족이 공존하게 되자 그런 웃지 못할 상황이 발생하게 된 것이다.
성남 위례동은 수정구 복정동의 일부가 신도시 개발에 포함, 2015년 11월 2일 복정동에서 분동됐다. 그 후 일 년이 흘렀다. 공공·문화시설, 단독주택단지 등 빈틈을 채워가기 위한 공사현장으로 인해 불편함도 있지만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자면 퍼즐 맞추기를 하는 듯, 블록 쌓기 놀이로 빈 공간이 차고 오르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김인섭 위례문화마을 대표는 “한 지역에 뭉쳐진 세 도시는 문화적 통합이 먼저다. 문화 통합이 이뤄진다면 위례신도시는 전국 으뜸, 최고의 도시로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의 말처럼 하나의 신도시에 관할 자치단체가 각각 다른 3개의 위례동이 공존하면서 혼란을 겪기도 하지만 한 지붕 세 가족이 뭉쳐진 모습은 네 것, 내 것 따지지 않는 의좋은 형제와 같다. 상업시설을 공유하고 문화와 자연을 어우르며 누린다. 길 건너 유럽풍으로 디자인된 송파 상업시설에서 한때를 즐기는가 하면 성남과 하남의 아파트 사잇길을 공유하며 걷는다. 그 길은 가슴 시린 역사가 서려 있는 남한산성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길을 따라 걷다 보면 남한산성에 다다른다. 남한산성엔 군수용품 보관 창고가 있었다고 한다. 그곳 보관 창고로 보내기 전 군수용품을 보관하는 창고가 있는 마을이라 해 조선시대엔 ‘창말’이라 불렀고 이어 ‘창곡동’으로 불려졌던 마을이 광주대단지 조성사업에서 분당신도시, 판교신도시, 위례신도시 개발로 이어진 역동적인 변화를 거쳐 ‘위례동’이란 지명으로 안착하게 됐다.

윤현자 기자 yoonh110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