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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도시 성남]탄천의 참게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16/10/21 [14:36]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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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탄천에 서식하는 참게     © 비전성남
게는 절지동물이다. 전 세계에 4,500여 종, 우리나라에 183종이 서식한다고 알려진 게는 그 종류만큼이나 서식환경과 외양적 특성이 다양하다.
10개의 다리를 가진 게는 바닥을 기어 다니면서 바닥으로 떨어지는 해양생물의 사체를 처리하는 식생을 가지고 있어 바다의 청소부라고도 불리며 딱딱한 껍질과 큰 집게발 덕분에 자연천적이 적다.
게는 무장공자라고도 한다. ‘창자가 없는 도련님’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게는 창자를 가지고 있다. 아마 무척
추동물이기 때문에 내장이 흐물거리는 탓에 그런 오해가 생긴 듯하다. 조선후기의 시 ’무장공자’에게는 창자가 없어 끊어지는 아픔을 모른다고 묘사됐다. 사회비판소설인 금수회의록에는 사람들이 게에게 창자, 즉 지조와 절개가 없다고 비판한다. 그러자 게는 사람들의 부정부패를 비난하며 사람들은 창자가 썩어 있다고 반박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적과 마주치거나 뜨거운 물에 닿는 등 생명의 위협을 느낄 경우 게는 자신의 다리를 잘라버리고 도망가는 습성이있는데 잘린 다리는 얼마 뒤 재생된다고 한다. 또한 머리에서부터 등쪽으로 쓰다듬으면 최면상태에 빠져 움직이지 못하는데 반대로 등쪽에서 머리쪽으로 쓰다듬으면 최면이 풀린다.
암의 영어단어인 cancer는 원래 게를 뜻하는 단어로 게자리 역시 cancer라고 했는데 암세포가 몸에 퍼진 모습이 마치 게의 모습과 유사해서 암을 뜻하는 단어로 쓰이게 됐다고 한다.
‘마파람에 게 눈 감추 듯하다’는 속담은 몸 밖으로 나와 있는 게의 두 눈이 위험을 감지하면 몸속으로 숨어버리는데 그 동작이 재빠르고 아주 민첩하기 때문에 음식을 단숨에 먹어 치우는 형상을 비유할 때 쓰인다. 유전적 본능은 속일 수 없다는 뜻으로 ‘게 새끼는 집고, 고양이 새끼는 할퀸다’는 속담도 있다. 또한 우리 조상들은 게의 앞발을 지니고 있으면 저승사자를 퇴치하는 효험이 있다고 믿어 상가집에 갈 땐 게의 앞발을 지녔다가 돌아올때 버렸다고 한다.
다양한 게 중 참게는 우리 조상들에게 참으로 친숙한 먹을거리였다. 민물에서 흔히 맛볼 수 있었던 참게는 뛰어난 맛으로 인해 임금님의 수라상에 올랐다. 하지만 냉한 속성을 가지고 있는 게는 감과 음식궁합이 좋지 않다고 전해지는데 조선 영조 임금은 감과 간장게장을 이용해 경종을 죽였다는 루머에 끊임없이 시달려야 했다. 게를 감과 함께 먹을 경우 감의 탄닌 성분과 게의 단백질이 반응하면서 딱딱하게 굳어 장을 자극하기 때문에 게와 감의 나쁜 궁합은 단순 속설이 아닌것이다.
참게는 민물에서 성장한 후 가을이 되면 바다와 하천이 만나는 하구로 이동해 산란하고 다시 민물로 돌아온다.
1980년대 이후 산업폐수와 연안매립등으로 산란장이 파괴돼 거의 자취를 감췄다.
성남시에선 2012년 토종 민물고기와 함께 참게를 탄천에 방생한 적이 있는데,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참게가 탄천에서 발견되고 있다. 성남시의 생태환경 복원을 위한 노력으로 생태환경이 안정화되면서 생명의 다양성이커졌다는 작은 사례이기에 탄천의 참게가 반가울 수밖에 없다.
탄천의 생태환경 개선으로 더 많이 더 자주 참게와 만날 수 있길 기대해본다.

김기숙 기자 tokiwife@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