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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서민경제가 활짝 펴지기를!

김숙자 | 수정구 태평동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17/01/23 [13:48]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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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봄, 우리 동네에 보이지 않던 간판이 새로 들어섰다. ‘찐빵’. 보기만 해도 정겹고 눈이 가는 간판이었다. 피자와 햄버거, 콜라에 익숙한 요즘 세대와 달리 지금 나이 40대 초반 이후의 사람들은 단팥이 듬뿍 들어간 찐빵의 맛을 알 것이다.
찐빵, 만두, 어묵 등은 우리 서민들의 대표적인 골목상권 생계수단이니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동네 사람들은 퇴근길에이 찐빵가게에 들러 빵을 사들고 갔다. 다 같이 돕고 살자는 성남시민들의 따뜻한 마음에서다.
“3개 2천 원인데요, 5개를 사시면 3천 원에 드립니다.” 빵집에 들를 때마다 언제나 하회탈처럼 크게 웃어 주는 50대 초반의 찐빵집 사장님. 그 웃음만큼이나 넉넉한 마음씨에 푸근한 인상이다. 돈 많이많이 버시라는 인사도 나의 단골 멘트였다.
따끈하게 익은 찐빵을 사서 집에 들고 가면 아이들이 “와~”하며 달려든다. 큰 돈 안 들이고 ‘대박 엄마' 소리 들으니 그 또한 행복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런데 두 달 전쯤부터 찐빵가게의 문이 닫혀 있는 날이 생기기 시작하더니 며칠 전 급기야 ‘가게 세 놉니다’라는 안내문이 떡 하니 붙어 있는 게 아닌가. 웃는 얼굴로 큰 찜통을 지키고 계셨던 사장님의 모습 대신 출입문에 척 써 붙인 안내 문구는 참 낯설기만 했다.
처음엔 찐빵을 못 먹는 것이 아쉬웠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그 사장님 소식이 궁금했고 다시는 보지 못할 것 같아 마치 아쉬움이 커져갔다. 들리는 말로는 근처에 유명한 대형 제과점이 오픈을 한 뒤로 장사가 너무 어려워 가게를 뺐다고 한다. 혼자서 가게에 앉아 계시는 아저씨의 모습이나 찐빵의 맛이 꼭 어머니의 그것과 같아서 퇴근길이면 하루가 멀다 하고 들렀는데, 불 꺼진 가게를 보고 있자니 왠지 서운했다.
서민경제가 날로 어렵다고 하는데 하회탈처럼 웃으시던 그 사장님, 어디 가서든 꼭 재기해서 잘 사셨으면 하는 마음을 전해드린다. 그리고 자영업에 종사하시는 많은 성남시민 여러분, 장사 잘돼서 번창하시길 응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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