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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해서 아름다운 주부 클래식기타 합주단 ‘로망스 기타합주단’

  • 관리자 | 기사입력 2011/03/04 [14:16]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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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수 있는 것만, 할 수 있을 때까지, 즐겁게 연주 봉사할 터”

한 줄 한 줄 튕기며 손끝에서 만들어내는 로망스기타합주단의 아름다운 클래식기타의 선율이 2월 9일 분당제생병원1층 로비에 울려 퍼졌다. “참 듣기 좋다.”

몸과 마음이 아픈 환자들과 가족들이 환한 미소와 박수로 극찬을 아끼지 않는 연주회였다.

주부들로 구성된 로망스기타합주단은 여성문화회관(분당구 야탑동)에서 클래식기타반을 수강하며 클래식기타를 사랑하게 된 사람들이 모여 2005년 창단한 순수 아마추어 클래식기타합주단이다.

“클래식기타 연주곡을 대표하는 곡이 로망스잖아요. 그래서 합주단 이름을 로망스기타합주단으로 짓는 데 별 망설임이 없었어요.” 박해숙(49·사진뒷줄 우측에서 5번째) 단장의 설명이다.

로망스기타합주단은 여성문화회관 클래식기타반에서 중급 이상의 기타 연주 실력을 갖춘 후에 단원가입이 가능한 만큼 연주 동호회답게 수준 높은 공연을 선보인다. 

창단 2년 후 가진 정기연주회를 시작으로 2009년부터는 매년 정기연주회를 열고 있는 로망스기타합주단은 50여 곡의 다양한 레퍼토리로 1년에 10여 건의 초청 연주회, 음악봉사연주회, 개인기량의 발전 위한 향상음악회 등 크고 작은 공연을 하고 있다.

“30대부터 50대 후반 연령대… 세대 차이 없답니다”

모두 28명의 단원들은 매주 화요일 여성문화회관 방음강의실에서 연습한다. 

연주회가 있을 때는 일주일에 두 번 이상 만난다. 

박종대 지도강사는 “클래식기타를 연주할 실력을 갖추려면 1~2년의 연습시간이 필요한데 로망스 단원들은 의지나 끈기가 대단하다”며 연습 출석률도 아주 좋다고 칭찬했다.

박미경(51) 악장은 “합주는 서로 상대의 연주소리를 들어야 하니까 마음이 맞아야 합니다. 인간적인 유대관계가 중요하지요. 30대부터 50대 후반까지 연령대가 다양하지만 세대 차이도 없답니다”라며 “무엇보다 음악을 매개로 만난 데다 합주를 통해 함께하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가를 자연스럽게 느끼게 되더라고요”라고 말했다.

사람의 신체와 기타 줄이 직접 맞닿기 때문에 각도에 따라 음색의 변화가 아주 다양한 클래식기타는 기타를 품에 안고 나일론 줄을 손톱으로 튕기며 연주한다. 그 때문에 주부들로 구성된 합주단 단원들은 손톱관리에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한다.

길혜주(49) 단원은 “매년 정기연주회가 김장 할 무렵에 있는데 손톱을 다칠까봐 김장을 늘 연주회 뒤로 미뤄서 하고 있어요. 평소에도 의식적으로 왼손을 사용하면서 오른 손을 아끼고 있지만 어쩌다 부러진 손톱 끝엔 이렇게 순간접착제를 바르고 있답니다”라며 손가락을 보여준다.

그러나 무엇보다 자신도 즐기면서 동시에 남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다는 자부심이 있기 때문에 음악활동에 보람도 크다는 로망스기타합주단 단원들. 박 악장은 “우리 합주단은 앞으로도 큰 욕심 부리지 않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만, 할 수 있을 때까지 봉사활동이나 연주회를 즐기면서 할 생각입니다”라고 소박하지만 아름다운 계획을 밝혔다.

정경숙 기자 chung09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