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광고

성남시티투어 코스, 오르페오 음악박물관

다양한 서양의 고악기를 만날 수 있는 곳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19/05/10 [09:43] | 본문듣기
  • 남자음성 여자음성

 
 

‘오르페오 음악박물관’은 유럽의 고악기를 전시한 박물관으로 2018년 문을 열었다. 작은 공간이지만 전시장이 있는 지하로 들어서는 순간 수많은 이야기와 마주하게 된다. 예약제로 운영하고 있어 방문 전 미리 연락을 해야 한다(031-714-9767).

    
▲ 박물관 내부     © 비전성남
▲ 초기 바이올린과 양피지 악보     © 비전성남

 

‘오르페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오르페우스 이야기를 소재로 한 인류 최초의 오페라다. 신재현 관장은 “오페라 안에는 시, 율동, 음악, 춤, 악기가 다 들어있죠”라며 음악박물관 이름의 배경을 이야기했다.

 
▲ 귀국하며 가져온 악보 가방     ©비전성남

 

신 관장은 헝가리 유학 중 여러 악기박물관을 돌아보며 우리나라에 악기박물관이 없는 것이 아쉬웠다. 우리나라로 돌아와 헝가리 유학 중 만난 친구들을 통해 악기 정보를 수집하고 구입하기 시작해 작은 박물관을 열었다.

    
▲ 박물관 내부     ©비전성남
▲ 첼로 엔드핀     © 비전성남

 

박물관의 악기에는 오랜 세월만큼 많은 이야기가 들어 있었다. 당시의 시대상이 악기에서도 드러났다. 인쇄술이 발달했는지, 전쟁 중이었는지, 어떤 생각이 담겨 있는지, 철강 기술의 발달 등을 전시물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신 관장의 해설을 들으며 악기가 만들어진 시대로 이동했다. 가장 흥미 있었던 악기는 포스트혼이다.

 
▲ 포스트혼     © 비전성남
▲ 포스트혼을 부는 관장     © 비전성남

 

“알프스산 위에 있는 집으로 우편물을 배달하러 가요. 한 집은 이쪽에, 또 한 집은 저쪽에, 또 다른 집은 반대편에 있어요. 그럼 어떻게 배달하겠어요? 걸어가면 하루 한 곳밖에  배달할 수 없죠. 그래서 우편배달부가 포스트혼을 불어요. 각 집마다 부르는 고유한 멜로디가 있어요. 그리고 가운데에서 만나 우편물을 전하는 거죠. 서로 만나 동네 소식도 나누고요. 그래서 우편배달부는 그 지역에서 나고 자란 사람이 했죠. 집집마다 알리는 음이 다르니 그것을 알고 있는 사람이 하면 편하겠죠.”

    
▲ 이중관 튜바     © 비전성남
▲ 수자폰     © 비전성남

 

1800년대에 많이 불렸지만 지금은 연주되고 있지 않은 악기도 있었다. 악기의 이름은 ‘플레젤렛’, 쉽게 볼 수 없는 악기다. 관이 두 개인 이중 관 튜바도 있다. 영국에서 제작된 것으로 세계적으로 희귀한 튜바다. 수자폰 이야기에도 귀를 기울였다. 6.25때 버려진 탄피로 만든 악기, 한국 사람이 만든 최초이자 마지막 악기라고 한다.

    
▲ 하프기타, 전쟁을 회상하며 평화를 기원한다! 1914~1917     © 비전성남

 

글자가 새겨진 기타가 눈에 띈다. “전쟁을 회상하면서 평화를 기원한다. 1914~1917” 1차 세계대전을 회상하며 평화를 기원한 마음이 담겨 있다. 북한과 휴전 중인 상태여서 더 관심을 가지고 구입했다고 한다. 통일 후 남북의 어린이들이 함께 음악수업을 듣고 음악이 동질성 회복에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을 전했다.

    
▲  네모난 시가박스 기타     © 비전성남

 

흑인 노예가 만든 악기도 있다. 주인이 버린 담배갑을 이용해 만든 악기다. 악기를 연주하는 흑인 노예의 삶을 짐작하게 하는 악기다. 신 관장은 흑인 재즈음악의 시작이라고 했다.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박물관은 고악기를 직접 볼 수 있어 공부하는 이들에게도 도움이 된다. 다양한 첼로 엔드핀이 전시돼 있어 논문을 쓰기 전에 박물관을 찾은 이도 있다.

 
▲ 관장이 개발한 도시락버스 체험 악기, 트리올레     ©비전성남
▲ 도시락버스체험 악기, 트리올레     © 비전성남

 

성남의 곳곳을 다니며 다양한 체험활동을 하고 문화유산을 돌아보는 버스여행, 도시樂버스. 토요 정기 코스와 특별·단체 코스가 있다. 도시樂버스를 이용한 성남여행 일정은 매주 조금 다르게 구성돼 있다. 그 중 셋째 주 코스에 ‘오르페오 음악박물관’이 있다.

 

박물관을 찾으면 악기에 있는 더 많은 이야기를 신 관장에게 들을 수 있다. 개별방문하려면 예약을 해야 한다.

    
오르페오 음악박물관 031-714-9767

성남시 분당구 미금일로 75(구미동) B/D 203호

미금역에서 33-1, 51번 한솔빌딩·구미도서관 하차

    

취재 박인경 기자 ikpark942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