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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남한산성 거대한 막이 오르다

  • 관리자 | 기사입력 2009/10/23 [15:09]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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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어난 무대디자인, 역동적 연출, 가슴 흔드는 음악의 향연

성남아트센터가 개관 4주년을 맞아 대형 창작 뮤지컬 <남한산성>을 준비했다. 지난 10월 9일 대단원의 막을 올린 <남한산성>은 김훈의 소설을 원작으로 지난 2007년부터 3년간 성남아트센터가 가진 모든 역량을 결집시켜 준비한 작품이다. 빼어난 무대디자인과 역동적 연출, 화려한 조명, 특히 지휘자 최재광의 웅장하고 가슴 떨리는 오케스트라가 아낌없는 찬사를 받고 있다.

뮤지컬 <남한산성>은 1636년 병자호란 당시 청나라군에 쫓겨 남한산성에 갇힌 무기력한 인조 앞에서 벌어진 주전파와 주화파의 다툼, 그리고 꺼져가는 조국의 운명 앞에서 고통받는 힘없는 민초들의 삶을 그린 작품이다.
‘쓰러진 왕조의 들판에 대의는 꽃처럼 피어날 것’이라는 척화파와 ‘삶의 영원성은 치욕을 덮어서 위로해줄 것’이라는 주화파의 대립은 47일 동안 칼날보다 서슬 푸르게 맞선다. 또한 조선의 갈등은 ‘죽어서 살 것인가, 살아서 죽을 것인가’라는 명분 아래 시작된다.

혹독한 삶에서도 살아내야 한다는 메시지 전달
“소설의 주제의식처럼 꿋꿋이 살아가는 사람들을 잘 나타낼 수 있는 상징을 고민하다 어떤 토양에서도 잘 자라는 대나무를 활용했다”고 무대 디자인을 맡은 정승호 감독은 말했다. 조선의 평화로움을 나타내기 위해 면적인 구성을, 청나라는 상대적으로 강한 선적인 구성을 취했으며 면과 선이 충돌하면서 전쟁이 벌어지는 형식을 취했다고 한다.

매향 역의 배해선 등 뮤지컬 스타들의 빼어난 가창력도 돋보인다. 조국을 끝까지 지키는 열혈선비 오달제 역은 KBS TV 드라마 ‘솔약국집 아들들’의 탤런트 이필모와 뮤지컬 배우 김수용이 번갈아 맡는다. 역관 정명수역을 맡은 슈퍼주니어 보컬 예성의 연기와 노래솜씨도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 또한 배우 강신일(최명길 역)의 새로운 모습, 드림팀 출연진들의 노래와 열연도 돋보인다.

특히 무대 공간을 상하, 좌우, 기하학적으로 분할하면서 절제와 상징으로 처리한 디자인에 탄성을 자아내고, 세련되고 화려한 조명과 어우러지면서 장엄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고광택의 소재를 사용해 한 겨울의 꽁꽁 얼어붙은 강을 표현한 무대 바닥 또한 공연의 묘미를 더해준다. 여기에 빠른 템포의 음악, 시공을 가로지르며 역사의 행간까지 압축하여 연출해 무대를 압도한다.

아픈 역사와 아무리 혹독한 삶에서라도 결국은 살아내야 한다는 걸 보여준 뮤지컬 <남한산성>은 기립박수를 보낼 만큼 새로운 떨림과 숙연함으로 우리에게 다가올 것이다. 본 공연은 11월 4일까지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린다.

성남아트센터 1544-8117 (www.snart.or.kr)
이길순 기자 eks323@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