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꿈이 가득한 태평4동 골목
태평4동은 병풍이 둘러쳐진 품에 안긴 동네라는 느낌이 든다. 주민센터에 도착하니 사람들이 벽에 그림을 그리고 타일로 벽화를 만들고 있다. 그 진지한 모습에 반해 돗자리를 펴고 동네 사람들과 오순도순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진다.
태평4동은 주민들이 찾을 만한 변변한 휴식공간이 거의 없을 만큼 문화적 여유를 찾아볼 수 없다. 그러나 지금 이곳이 유광영 동장의 좋은 생각을 실천하고, 태평4동 환경정비작업의 일환으로 희망근로 어르신들과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성남지부 작가들이 작업을 도우면서 밝은 분위기의 동네로 바뀌고 있다.
“벽화를 그리고 있으면 골목길을 지나가는 아이들이 자기들도 그림을 그리고 싶대요. 아이들과 함께 벽을 색칠할 때 가장 즐거워요”라고 심문보(74?태평4동) 어르신은 말한다. “심문보 어르신은 그동안 공공근로를 하면서 모아둔 돈으로 쌀 20포대를 사서 당신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돕고 있다”고 동네사람들이 귀띔한다.
이웃과 함께하는 골목잔치로 열려
큰 골목길을 돌아 좁은 골목에 들어서니, 동네잔치가 열릴 곳이라고 한다. 벽화가 그려져 있고, 예쁜 화단과 옹기종기 모여 앉을 수 있는 작은 벤치들도 보인다.
‘성남의제21’의 주최로 ‘문화예술과 함께하는 우리 마을 골목잔치’가 오는 11월 1일에 열린다. 골목미술도 감상하고 음식도 나누면서 골목잔치를 벌일 예정이다. 벌써부터 정겨운 이웃들의 환한 모습이 그려진다.
퇴임한 후 댄스 강사로 자원봉사를 하고 싶다는 낭만적인 동장, ‘한울신문’을 만드는 당찬 어린이들, 고갯길을 마다 않고 영장노인문화학교를 다니는 80대 할아버지가 어우러져 살아가는 동네, 태평4동은 사람 사는 냄새가 물씬 난다.
푸른 청년의 마음으로 꿈을 키우는 어른들과 동네의 핑크빛 미래를 상상하게 하는 아이들이 함께 펼쳐나가는 열린 예술마당 ‘골목미술관’. 그 골목에서 태평4동 사람들은 오늘도 꿈을 꾼다. 그 꿈을 생각하며 “다 같이 돌자, 동네 한바퀴~♪”
장영희 기자 essay45@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