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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으로 전하는 봉사, 양지동제1복지회관 반찬봉사단

7년째 매주 수요일마다 반찬 만들어 도시락 배달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19/07/11 [10:17]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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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소가 빛나는  반찬봉사자들. 왼쪽부터 강홍만, 전혜숙, 박미신, 박석순 씨, 정동숙 관장    © 비전성남
 

봉사동아리 ‘아름다운 마음’이 1년에 한 번 노인잔치를 연 지 17년이 됐다. 동아리 회원 박석순 씨는 그 인연으로 6년 전 양지어린이집 김성애 원장을 만났고 양지동제1복지회관에서 반찬만들기 봉사를 시작해 현재까지 하고 있다.

 
▲ 맛으로 전하는 봉사가 이루어지는 복지회관 1층 경로당     © 비전성남

 

7월 10일 수요일, 박석순 씨를 비롯한 강홍만, 전혜숙, 박미신 등 4명의 아름다운마음 동아리회원들이 양지복지관 주방에 모였다. 3명이 들어가면 비좁은 주방과 야채를 다듬을 수 있는  작은 공간으로 나뉘어져 2명씩 들어가 작업을 시작한다.

 
▲ 불 이용 조리대 담당인 박석순 씨     © 비전성남
▲ 재료 손질 담당인 박미신 씨와 전혜숙 씨의 오이지를 물에 담가 소금기 빼기     © 비전성남

 

박석순 씨는 조리대 불 앞에서 조리를 준비하고, 강홍만 씨는 야채를 썰고 양념 만들고 버무리기, 전혜숙 씨와 박미신 씨는 다른 공간에서 재료 다듬기를 한다. 

 

오고가는 대화도 많이 없다. “여기요”, “여기 있어요” 정도다. 오이지는 음식탈수기로 물기를 짜는데, 집에서 들고 온 물건이란다. “우린 없으면 집에서 들고 와. 하하하~”

 
▲ 봉사자 집에서 가져온 오이지 물기를 탈수하는 기기     © 비전성남

 

1시간 30분 만에 꽈리 멸치볶음, 오이지무침, 열무김치가 18개 도시락 통에 착착 담기기 시작했다. 오랫동안 맞춰온 호흡으로 손발이 척척이다.

 

도시락 배달은 노인일자리 사업 참가자들과 반찬봉사자 1명이 해준다.

 
▲ 반찬을 소복히 나눠담기     © 비전성남
▲ 취약계층을 찾아갈 따뜻한 도시락     © 비전성남

 

메뉴선정은 봉사자들이 직접 한 달분씩 반찬 3가지 식단을 계획한다. 명절 때와 복날에는 특별식을 준비하고 김장때는 김치도 담는다. 1년 중 1월, 8월 겨울과 여름 방학이 있는 2주를 제외하고는 매주 수요일마다 반찬을 만든다. 2주 후 중복에는 특별식으로 삼계탕이 준비되니 그날 놀러오라고 기자도 초대한다.

 
▲ 오늘의 메뉴. 오이지무침, 멸치꽈리볶음, 열무김치     © 비전성남

 

기억에 남은 일이 있냐는 질문에 박석순 씨는 “초기에는 ‘준비해 주신 음식 잘 먹었습니다. 감사합니다’라는 편지가 도시락 통에 담겨온 적도 있었다. 그때의 기분으로 지금까지 봉사하고 있다”고 말한다.

 

박미신 씨는 “음식 재료상태가 조금이라도 나쁘면 같이 봉사하는 언니들이 복지관 복지사에게 한마디 해요. 다른 불편함에는 일체 말이 없는데 재료만큼은 꼭 챙기더라고요. 그래서 이곳의 재료는 신선해요”라며 뿌듯해한다.
▲ 3가지 반찬을 담은 통과 도시락 가방     © 비전성남

  
▲ 도시락 배달을 해 주는 어르신     © 비전성남

 

정동숙 양지어린이집 원장이자 양지동제1복지회관 관장은 “반찬 봉사자 분들은, 재료만 좋은 것을 제공해 주면 언제까지나 할 수 있다고 말씀해 주시는 고마운 분들”이라고 전했다.

    

반찬봉사는 양지동제1복지회관 사업의 하나로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다. 취약계층에게 주3회 건강음료서비스(요구르트 아줌마의 음료 방문배달)와 주1회 반찬 나눔 봉사로  건강과 안부를 모두 살필 수 있는 사업이다.

 
▲ 미소가 빛나는 봉사자들. 왼쪽부터 강홍만, 전혜숙, 박미신, 박석순 씨     © 비전성남

 

양지동제1복지회관 반찬봉사단은 “우리는 자신을 드러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이 일도 우리 음식을 맛있게 드시는 분들이 계셔서 하는 것이다. 이렇게 말하는 것도 쑥스럽다”고 입을 모은다. 

 

물이 잘 빠지는 신발을 신고 화장기 없는 수수한 모습을 한 그들의 미소에는 닮고 싶은 빛이 머문다.

    

    

취재 김미진 기자 qeen03@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