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0일(토) 오후 2시, 시청 한누리홀에서 ‘찾아가는 독립운동 청소년 연극교실’이 열렸다.
이번 행사는 광복회성남시지회(지회장 임경수) 주관, 극단동선(대표 이주희) 주최, 동천 남상목의병장기념사업회(회장 남기형) 행사지원, 숭신여자중학교 연극동아리와 수정뮤지컬동아리 학생들의 참여, 방영기 명창과 이주희 성남연극협회장의 특별출연, 그리고 성남시 후원으로 이뤄졌다.
‘찾아가는 독립운동 교실’은 성남의 독립운동가 동천(東泉) 남상목(南相穆) 의병장의 손자 남기형(79) 선생이 2010년부터 성남시 소재 147개 국공립 초·중·고 학교를 찾아다니며 독립운동 역사이야기를 전하던 것으로 시작됐다. 사적지 탐방과 현장체험, 콘서트, 영상감상으로 청소년들에게 순국선열과 애국지사의 나라사랑과 살신성인의 정신을 일깨우던 ‘찾아가는 독립운동 교실’은 변화하는 시대에 걸맞은 독립운동 교실로 거듭나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청소년 연극교실’을 열었다. 두 시간 동안 진행된 행사는 숭신여자중학교 연극동아리와 수정뮤지컬동아리 학생들이 독립운동을 주제로 즉석에서 연극대본을 만들고 공연해 봄으로써 항일독립운동과 애국선열들에 대한 성찰의 시간을 갖기 위해 마련됐다.
극단동선의 대표인 이주희 성남연극협회장의 사회와 함께 국가 지정 무형문화재 제19호 방영기 전수교육조교의 시창과 정미래 무용단의 살풀이춤으로 순국선열들에 대한 위로의 마음을 전하며 행사가 시작됐다.
이주희 사회자는 “올해는 3·1만세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이라고 운을 띄우며 “우리민족 역사에 큰 획을 그은 3·1만세운동은 성남 전역에서도 울려 펴졌다. 돌마, 대왕, 낙생, 중부면 마을주민 천여 명의 영장산, 모란봉 정상 만세운동과 율동공원의 만세운동이 있었고, 목숨을 걸고 가족과 나라를 지키기 위해 자발적으로 나가서 싸운 의병과 동천 남상목 의병장과 같은 독립투사들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독립운동 역사 이해와 나라사랑 정신을 청소년과 함께 연극으로 표현해 보려고 한다”는 사회자의 행사 취지 설명 후 숭신여자중학교 학생들과 수정뮤지컬 동아리 학생들이 무대로 올랐다. 이주희 사회자는 “민초들의 울분·분노·아픔, 유관순 열사의 독립운동, 성남지역 3·1만세운동, 8·15 광복을 맞은 백성들의 기쁨 등 학생들이 선택한 독립운동 관련 주제로 극을 만들면 된다. 앉아 있는 관객을 등장인물로 출현시켜도 괜찮다. 도입·사건·전개·갈등·결말, 다섯 장면의 극을 이제부터 만들어 보자”며 학생들의 활동 시작을 알렸다.
숭신여자중학교 연극동아리와 수정뮤지컬 동아리, 두 그룹의 학생들은 무대 위에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휴대전화로 궁금한 자료를 찾아보며, 연극 주제, 장면, 등장인물, 대사, 감정표현과 행동 지시어까지 모두 적힌 즉석 대본을 만들었다.
관객은 학생들이 대본을 완성해가는 동안 이주희 사회자의 요청에 따라 ‘새야 새야 파랑새야’와 ‘오빠생각’을 노래하기도 하고 토론 중인 학생들 곁으로 다가가 오고가는 이야기를 듣기도 하고 또 도움이 될 만한 것은 알려 주기도 하면서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행사가 진행됐다.
행사 시작 한 시간 반이 지나고 학생들의 대본이 완성되자 연극이 시작됐다. “같이 싸웠는데 왜 일본학생은 무죄, 한국학생은 유죄란 말입니까? 대한독립 만세! 대한독립 만세! 대한독립 만세!”를 외치는 숭신여자중학교 학생들은 “나라를 위해 싸우는 것이 무슨 잘못이라는 말입니까!”라는 대사와 함께 마지막 대한독립 만세를 외치며 광주학생 항일운동에 대한 연극을 끝마쳤다.
수정뮤지컬 동아리 학생들은 하얼빈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총으로 저격하는 안중근 의사의 모습을 시작으로, 안중근 의사의 어머니가 보내는 마지막 편지를 낭독하고, 사형장에서 안중근 의사의 마지막 발언을 읊었다. “장부가 세상에 태어나 큰 뜻을 품었으니 죽어도 그 뜻을 잊지 말자. 하늘에 대고 맹세했다. 그러니 나의 죽음을 기꺼이 받아들인다.” 공연이 모두 끝나고 연극을 한 학생들의 소감과 이를 지켜본 남기형 선생과 임경수 지회장의 소감 나누기가 있었다. 남기형 선생은 “학교에서 선생님이 들려 주는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라 연극을 통해 학생들이 직접 우리의 뼈아픈 역사의 현장으로 들어가 보는 귀중한 시간이었기를 바란다. 앞으로 나라를 짊어지고 갈 학생들의 이런 경험이 성남시 전역으로 확대되기를 기대한다”며 소감을 전했다.
숭신여자중학교의 학생들은 “이런 활동을 통해 몰랐던 역사적 사실을 알게 돼 좋았다”, “올해 처음 만난 친구들과 첫 공연이다. 아쉬운 점도 있지만 뜻깊었다. 2학년 친구들이 아직 배우지 않아 모르는 내용은 3학년 선배들이 알려주며 무대를 준비했다”며 소감을 전했다. 어려서 역사 선생님과 역사를 바로 잡을 수 있는 법조인이 되고 싶었다는 수정뮤지컬 동아리의 이세나(숭신여고 2학년) 학생은 “학교에서는 표면적인 역사공부에 그치는데 연극교실을 통해 더 깊고 자세히 역사를 알게 됐다. 이런 연극교실을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임경수 지회장의 “놀랐고 감동했다. 오늘 처음 열린 청소년 연극교실이 이후로는 전국화되고 해외 동포에게까지 알려지는 멋진 연극교실로 성장하길 기대하겠다”는 말을 마지막으로 이날의 행사는 막을 내렸다. 시간이 흐를수록 과거의 역사는 바래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 속에는 절대 잊어서는 안 되는 우리의 민족정신이 들어 있다. ‘나라를 사랑하라’, ‘애국하라’는 막연한 말보다 현재의 내가 안전하게 살 수 있는 나라가 있기까지 어떤 용기와 희생이 있었는지 직접 알아보고 경험해 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찾아가는 독립운동 청소년 역사교실’이 바로 그런 역할을 할 것이라 생각하며 이 행사를 준비한 모든 분과 귀중한 시간을 할애해 자발적으로 행사에 참여한 학생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취재 조윤수 choyoonsoo@gmail.com 저작권자 ⓒ 비전성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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