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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essay] 네 평의 행복

유대지 | 분당구 금곡동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19/07/24 [11:24]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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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평의 행복
유대지 | 분당구 금곡동
 
성남시 농업기술센터는 특화사업으로 매년 4월부터 11월까지 8개월 동안 텃밭분양을 하는데 인기가 대단하다. 센터에서 텃밭에 사용되는 밑거름과 상수도 시설, 농기구, 그리고 쉼터까지 제공해 신청자들이 아주 편하게 텃밭을 가꿀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부부는 운 좋게도 4년 전부터 이 텃밭의 연속적인 경작자로 선정돼 상추 등 갖가지 작물을 재배하고 있다. 영농시작일이 다가온 사월 초순, 우리 부부는 상추와 파, 씨감자, 가지, 고추 등의 모종과 씨앗을 구입해 우리 구역으로 갔다.

텃밭의 위치부터 마음에 들었다. 우리 부부는 그날 봄날이 흐르는 2만여 평의 하늘 아래에서 많은 사람들과 함께 첫 작업을 무사히 마쳤다.

그날 이후 매주 한두 번 우리는 지극정성(?)으로 작물에게 물을 주고 잡초를 제거하는 등 열심히 텃밭을 가꾸었다. 이러한 우리의 마음을 아는지 작물들이 신기하게 모두 무럭무럭 잘 자라 주었다. 적기에 비가오는 날도 있어서 작물 성장에 도움이 됐다.

드디어 수확의 시간이 다가왔다. 그 사이 상추는 두팔로 우리 부부의 품으로 안기고 싶어 하고, 가지는 자주색 미소를 씽긋 던지고, 축 처진 고추는 자신을 몰라주는 우리 부부에게 그늘의 미소를 보낸다. 깻잎은 불어오는 바람결에 우리 부부에게 마구 손을 흔들면서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감자는 흙 속에서 아우성을 치면서 우리를 부르는 게 아닌가.

우리 부부는 이 소리를 마음속으로 들으며 천천히 작업을 진행한다. 어느새 바구니에 가득 수확물이 넘친다. 수확의 기쁨이 이리도 클 줄이야. 저녁식사로 삼겹살에 상추 보쌈으로 막걸리를 한 잔하니 웃음이 절로 나온다.

소일과 소출, 그리고 배려의 기쁨을 담아 우리는 친환경 상추를 가끔 딸들과 지인들에게 자신있게 보낸다. 우리 부부의 마음속 ‘네 평 텃밭’의 행복은 아마도 오래오래 남을 것이다.
 

*독자 수필과 추천도서(원고지 5매 내외, A4 1/2장 내외), 사진(성남지역 풍경·사람들 - 200만 화소 이상)을 모집합니다. 2019년 8월 7일(수)까지 보내주세요(주소·연락처 기재). 채택된 작품은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보내실 곳 : <비전성남> 편집실 전화 : 031-729-2076~8 이메일 : sn997@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