락&판은 전통 판소리 동호회로, 풍물굿패 우리마당에서 만나 “소리 한번 해보자”고 뭉친 지 7년이다. 생업과 바쁜 일상 중에도 매주 한 번씩 만나 소리 공부를 한다. 찾아가는 문화활동, 남한산성 단오축제 등 성남 곳곳의 무대에 올라 시민들에게 즐거운 소리판을 선사한다. 판소리는 다른 악기에 기대지 않고 몸과 목소리로만 표현하는 예술이다. 수련 과정은 목을 악기로 만드는 섬세한 작업이며, 오랫동안 하나씩 배우고 익혀서 몸에 쌓아가는 과정이다. 4,5년에서 10년이상은 해야 목이 만들어지고 소리가 만들어진다. 락&판 단원들은 취미로 시작했지만 이러한 과정을 제대로 밟고 있는 소리꾼들이다. 소리는 단계마다 발성과 표현이 달라서 같은 곡이라도 수련이 오래 걸린다. 락&판의 소리 선생 이효덕 대표는 달라지는 하나하나를 될 때까지 연습시키고 기다린다. 단원들이 힘들고 스트레스를 받아도 모르는 척하는 이 대표를 소원영 단원은 파죽지세라 하고, 강대현 단원은 도망가고 싶을 때도 있었다고 한다. 이효덕 대표는 단원들이 도전하고 노력해서 새로움을 느끼고 그 과정에서 삶이 넓어지고 깊어지길 바란다. 단원들 모두 그 뜻을 알기에 더 정진한다. 가장 최근 5년 전에 합류한 이경애 단원은 회사원이다. 모르는 것을 배우고 익혀서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좋다. 소원영 단원은 어려서 전주대사습놀이를 보고 재미있겠지만 아무나 못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풍물을 치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소리가 힘들고 정체되기도 하지만 그런 시기가 기폭제가 돼 더 열심히 한다. 소리가 달라지는 걸 느끼는 순간이 정말 좋다. 서정재 단원은 풍물도 소리도 친구 따라 왔는데 친구는 떠나고 홀로 지금까지 왔다. 이제는 전공자의 소리를 들어도 어느 정도 수련했는지 안다. 처음 무대에 섰던 때를 생각하면 많이 부끄럽다. “하면 할수록 소리가 어렵다”는 그녀의 말은 소리의 세계로 더 깊숙이 들어갔다는 뜻이리라. 소리는 오로지 연습이고 그렇게 해야 목도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서양음악에 비해 우리 음악을 연주하고 연습할 공간은 매우 적다. 라디오 방송 중 몇 안 되는 국악프로그램에서도 판소리는 자주 듣지 못한다. 자주 접해야 익숙해지고 관심이 생기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이효덕 대표는 소리를 듣고 소리꾼을 아끼는 관객이 늘어나길 바란다. 그래야 소리꾼도 긴장하고소리도 발전한다. 성남시립국악단의 타악 주자이기도 한 강대현 단원은 판소리는 전공자들도 오랜 시간을 겪어야 한다며 그런 과정을 응원하고 지켜보는 이들이 필요하다고 한다. 8월 정기공연은 락&판의 ‘도전’이다. 1부에서 단원들은 끌어 주고 당겨 주는 이효덕 선생 없이 무대에 선다. 흥보가 중 두 손 합장부터 박타령까지를 창극으로 꾸민다. 2부에서 이효덕 대표는 ‘중고제’ 이동백 명창의 춘향가 중 초앞부터 이별가까지 들려준다. 당대 타의 추종을 불허했던 이동백 명창의 ‘중고제’는 현대 판소리보다 더 익살스럽고 극적이다. 전승이 끊겼지만 최근 학계를 중심으로 복원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새로운 도전을 보여줄 ‘락&판 다섯 번째 이야기’는 8월 10일 오후 2시 중원청소년수련관에서 열린다. 취재 전우선 기자 folojs@hanmail.net 저작권자 ⓒ 비전성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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