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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의 역사 담은 그림책 『스무 발자국』

저자 김달·박승예 작가를 만나다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19/07/24 [15:07]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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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는 과거로부터 이어진 인과관계를 갖는다.’ 신도시라는 영화로운 현재 성남의 역사 속에는 1960년대 ‘광주대단지 사건’이라는 안타까운 역사도 공존한다. ‘광주대단지 사건’은 서울시 무허가 주택철거계획에 따라 성남으로 강제 이주당한 주민들의 기본 생존권을 위한 시위였다.
 
현재 속 그 시간을 반추해 보는 그림책이 나왔다. 성남문화재단 신흥공공예술창작소 입주작가인 김달·박승예 프로젝트팀이 곳곳을 누비며 그린 성남 이야기 『스무 발자국』. 저자들에게 그림책 『스무 발자국』에 대해 들어봤다.
 
Q 『스무 발자국』으로 제목을 지은 이유는 
'스무 발자국’은 작업에 착수한 지 일주일 만에 나온 제목입니다. 카메라와 삼각대를 멘 채 하루에 몇 시간씩 성남 원도심을 걸어 다녔습니다. 따닥따닥 붙은 낯선 집들을 지나면서 단지 몇 걸음 만에 한집 풍경이 끝난다는 걸 깨닫고, 세어 봤습니다.
주택의 한 변 길이가 열 걸음. 가로 세로가 딱 열걸음씩 총 스무 발자국이면 끝나는 동일한 면적의 집들은 성남의 아픈 태생을 그대로 반증하는 건축형태였고, 이를 제목으로 지었습니다.
 
Q 『스무 발자국』의 전반적인 소개를 부탁합니다
한국 최초 위성도시이자 신도시인 성남이 어떻게 생성됐는지, 알려졌지만 알려지지 못한 역사를다룬, 다큐가 아닌 예술 서적입니다.
지금은 경기도 성남시지만, 과거 경기도 광주시에 속했던 성남은1960년대 말 전국 각지의 사람들이 자의 반 타의반으로 이주돼 만들어진 ‘광주대단지’였습니다.
사람으로서 가질 권리를 누리지 못하고 삶을 견뎌온 이들이 아직도 자연스레 말하지 못하는 과거를 남녀노소 누구나 이해하기 쉽게 만든 그림책입니다.
 
Q 책뿐 아니라 전시도 함께한 걸로 알고 있는데요
책의 주제인 ‘광주대단지 사건’을 서적으로 연구하고, 언론매체와 논문 등 여러 형태의 자료 조사와 수집을 했습니다.
최종 결과물이 그림책이었기 때문에 형식을 알리는 중간 설명도 하고, 과정과 결과의 기대치를 위해 지난해 10월 아카이브 형식의 전시를 한 차례했습니다.
그림책이 나오고, 지난달 박승예 작가가 직접 낭독하고 그린 영상작품과 원화, 제가 1년간 촬영한 성남 원도심의 풍경을 같이 전시했습니다.
 
Q 이 프로젝트를 통해 느끼는 성남은
상반되게 느껴집니다. 프로젝트를 위해 ‘광주대단지 사건’을 대략적으로 알았을 때는 성남이 억울 하고 화가 난 듯 다가왔다면, 직접 주민들의 삶을 보고 기록하고 소통한 후에는 모두를 영웅으로 만든 승리자들의 사람 냄새나는 도시라는 생각이 강해졌습니다.
  
작가들은 그 외 주위의 현실적인 염려로 출판 포기하라는 제안까지 받았던 프로젝트에 관심과 애정으로 도움을 준 창작소 초창기 매니저 방주영 큐레이터에게 감사를 전한다는 말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성남시는 광주대단지 사건의 역사적 의미와 가치를 재조명하기 위해 ‘성남시 광주대단지 사건 기념사업 등 지원에 관한 조례’를 최근 통과시켰다. 추진위원회가 구성되면 연구를 통해 사건 규명과 기념사업의 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다.

취재 양시원 기자  seew200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