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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 백배 즐기기 - 성남시계 산행

  • 관리자 | 기사입력 2009/11/24 [22:28]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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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촌동에서 말넋 고개를 따라 인능산으로…

입동을 즈음해 몇 차례의 가을비가 내린 후 기온차가 심해지면서 건강을 더욱 염려하게 된다. 이런 때일수록 아쉬운 산행의 즐거움과 건강을 찾아 한 번 더 길을 나서는 것은 어떨까? 성남시계 등산로를 따라 신촌동의 인능산과 옛골 방향으로 떠나본다.

수백 년 된 소나무 군락지
수정구 신촌동 산 6-1번지. 신촌동 버스정거장 뒤, 주택가에 면한 좁은 산길을 오르면 깔끔하게 정리된 공간에서 300~400년을 넘겼다는 소나무 30여 그루를 볼 수 있다. 이 소나무들은 이근춘(62 신촌동) 씨가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아 보호하는 것으로 주변의 다른 나무들과 숲을 이루며 등산객들에게 좋은 산책길을 제공하고 있다.
이근춘 씨는 “우리 땅에서 자란 소나무를 보호하고 그 어린 묘목을 이식해 외래종 유입을 막고 있으니 성남시 유일의 명품 소나무지요”라며 우리 소나무 지킴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다. 인능산을 오르는 길목의 고개는 예전에 ‘말넋 고개’라고 했다고 한다. 임진왜란 당시 전쟁으로 말이 많이 죽자 그 무덤을 만들어 말의 넋을 기렸다고 전해진다. 

전망대에선 서울이 한눈에
소나무 산책길을 지나 나무계단으로 시작된 등산길에는 홀로 씨가 내려 묘목으로 자란 듯한 상수리, 개암나무 묘목도 보인다. 아기자기한 산길을 한참 오르고 내리다 보니 산길이 제법 맵다.
상적동 능선을 오르는 길에는 낙엽들이 깨끗하게 쓸려 있었다. 손을 맞아주는 것이 고마워 환한 낯으로 다른 길손에게 물으니 동네 어르신들께서 산의 낙엽을 쓸었을 것이라고 한다. 산을 오르는 사람들의 안전을 위한 배려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여동능선에 들어서자 새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숲 풍경은 남한산성과 비슷하나 훨씬 오붓하고 정감 있다. 10여 분쯤 걸으니 전망대에 도착.
전망대(265.8m)에서는 양재동 AT센터와 강남역, 남산타워, 그리고 63빌딩도 보인다고 한다. 인능산 정상까지 오르는 길 왼쪽으로는 비행장이, 오른쪽으로는 ‘샘마을 고개’를 지나 양재역 방향의 서울이 보인다.

뒷동산처럼 부담 없는 코스의 인능산
인능산(326m) 정상까지 출발 1시간 35분 만에 도착. 이곳에서 산행을 더 원하는 사람은 청계산으로, 피곤하다면 고등동 등으로 코스를 정하면 된다. 인능산 정상까지 오른 기자는 신촌동 주민센터로 하산했다. 내려오는 길은 낙엽이 쌓여 있어 걸음을 내딛을 때마다 낙엽 밟는 소리가 경쾌해 하산하는 내내 가을 단풍을 맘껏 밟을 수 있었다.
바위가 거의 없는 인능산은 가족 혹은 친구와 함께 오르기에 부담 없는 산이다. 뒷동산에서 친구들과 한바탕 놀고 내려온 기분으로, 키 작은 나무들의 산책길을 따라 내려오니 어느덧 신촌동 주민센터가(깊은골) 나온다. 소나무 군락지에서 출발한 산행은 2시간 40여 분 만에 끝마쳤다.
단풍구경을 놓쳤다면, 뒷동산에 나들이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길을 나서 보자. 숨어 있는 즐거움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 모란(분당 방향)에서 57번 버스를 타면 신촌동 주민센터 앞에서 내릴 수 있다.


박인자 기자 ninga0805@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