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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essay] 꽃밭에서

탁옥희 | 분당구 율동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19/09/24 [16:01]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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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밭에서
탁옥희 | 분당구 율동
 
우리집 앞 놀이터주변은 여름내 색색으로 피어난 백일홍이 군락을 이뤄 정말 아름답다. 꽃들을 바라 볼때마다 사랑스러움이 묻어난다. 그 옛날 어릴 적 우리집 앞마당이 생각나는 시골스런 꽃밭이다. 초등학교 음악책에 꽃밭에서란 동요가 입을 흥얼거리게 만든다. “아빠하고 나하고 만든 꽃밭에”

우리집 앞의 어린이놀이터는 어른들이 버린 담배꽁초와 휴지가 돌아다녀 늘 지저분했다. 올 봄에 나는 놀이터 주변에 작년에 받아 둔 백일홍 꽃씨를 흠뻑뿌렸다. 비가 오니 백일홍은 싹을 틔웠다. 비스듬한 놀이터 주변은 땅이 척박하고 베어 낸 나무뿌리로 인해 땅을 고르기 참 힘들었지만 나는 땀을 흘리며 꽃밭을 만들었다. 가느다랗게 보잘 것 없었던 백일홍 싹이 갈수록 튼실하게 커갔다. 매일 아침 일어나 물을 주었고 거름도 한 포대 사다 주었다. 싹이 자라는 동안 잡초들이 백일홍 싹을 에워싸기 공격하기도 했지만 나는 아침마다 잡초를 뽑고 돌을 골라냈다. 백일홍 싹은 신기하게 날이 갈수록 쑥쑥 자랐다.

어느덧 백일홍이 군락을 이루고 풀밭이었던 놀이터 주변이 꽃밭의 면모를 보이기 시작했다. 빨강, 노랑, 주황, 분홍 각양각색의 꽃들이 아우성을 치듯 아름다운 꽃밭을 연출했다. 이는 놀이터에 놀러온 천진난만한 아이들을 환영하는 듯 했고 어른들에게는 동심을 느낄 수 있는 작은 추억의 꽃밭이 되기도 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백일홍 꽃밭을 보며 좋아하는 모습을 볼 때 마다 나는 행복해진다. 유휴지를 아름답게 바꿔 많은 사람들과의 입가에 웃음을 번지게 하다니. 나의 작은 수고가 내심 대견하다.

백일홍은 거짓 없이 내가 수고한 만큼 보답을 해주었다. 또 꽃밭을 바라보는 즐거움으로 무더위도 친구가 될 수 있었다. 나는 꽃들을 바라보며 인사한다.

“꽃들아 고마워”
 
*독자 수필과 추천도서(원고지 5매 내외, A4 1/2장 내외), 사진(성남지역 풍경·사람들 - 200만 화소 이상)을 모집합니다. 2019년 10월 7일(월)까지 보내주세요(주소·연락처 기재). 채택된 작품은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보내실 곳 : <비전성남> 편집실 전화 : 031-729-2076~8 이메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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