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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해요!] “언제까지 치워야 쓰레기가 없어질까요?”

남한산성지킴이, ‘성남 쓰레기아저씨’로 통하는 조갑식 회장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19/09/24 [16:54]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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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갑식(71·상대원동) 남한산성환경봉사단 회장의 휴일은 언제나 남한산성과 함께한다. 장갑도 끼지 않은 조 회장의 맨손은 수풀과 낙엽을 뒤지고 흙을 파헤쳐가며 쓰레기를 찾아낸다. ‘남한산성 환경봉사단’의 환경지킴이로 활동한 지 30년이 넘었다.

토요일 오후 남한산성 (구)매표소에서 만난 조갑식 회장은 잘 닦여진 길을 벗어나 가파른 기슭으로 향했다. 낙엽에 발이 미끄러지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널브러져 있는 쓰레기를 맨손으로 줍기 시작했다. 음료수 캔, 과자봉지, 종이컵에 등산화까지 쓰레기의 종류는 다양했다. 2주 후에 있을 봉사단 활동을 위해 답사 중인데 온 김에 눈에 보이는 쓰레기는 모두 치우고 내려갈 예정이라고 한다.

“쓰레기를 30년 넘게 치워왔지만 지금도 남한산성 내 곳곳에는 군부대 방공호로 설치했던 폐타이어에서부터 폐비닐, 움막용 스티로폼, 유리조각, 각종 플라스틱, 건축폐기물 등 상상외로 많고 다양한 쓰레기가 땅속에 묻혀 흙을 썩게 만들고 물의 흐름을 막고 있다”며 쓰레기로 숨쉬기 어려워하는 숲인듯 답답함을 호소했다.

조 회장은 간곡히 부탁한다. “쓰레기를 땅에 묻을거면 차라리 그냥 버려 달라. 눈에 보이면 주우면 되지만 몰래 묻힌 폐기물은 찾아내기 전에 흙은 오염되고 생태계는 병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조 회장이 환경에 관심 갖게된 계기는 30여 년 전, 태풍이 지나간 후 쓰레기더미 가득한 도시의 물가를 목격한 후부터 라고 한다. 88올림픽을 앞두고 있을 때였다.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들에게 그런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게 무척이나 창피했다. 그때부터다. 휴일마다 아내와 자녀들을 앞세우고 남한산성 환경봉사에 나섰다. 가족에서 지인들로, 현재는 봉사단 회원들, 태원고 학생들과 함께 환경정화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조 회장은 “태원고 학생들과 함께하는 활동은 왠지 뿌듯하다. 버려진 쓰레기를 치우며 힘듦과 더불어 자연의 소중함을 알게 될 학생들을 생각하면 깨끗한 미래의 환경을 엿보는 것 같아흐뭇하다”고 말한다. 그는 “사람들은 환경의 중요성에 대해선 잘 알고 있다. ‘치우기 싫으면 안 버리면 된다’는 단순한 이치를 사람들이 얼른 알아채 줬으면 좋겠다”는 바람과 함께 “그때까지, 걸어 다닐 수 있는 힘이 있을 때까지 남한산성 환경지킴이로 살아갈 것”이라는 다짐을 전했다.

취재 윤현자 기자 yoonh110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