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성남문화예술제 연극제가 10월 18일 성남아트센터 앙상블시어터에서 막을 올렸다.
성남 시민들에게 연극에 대한 이해와 연극 인구의 저변 확대의 계기를 마련하고자 1986년부터 시작해 33회를 맞은 성남연극제는 매년 빠지지 않고 현재까지 성남문화예술제의 한 행사로 진행되고 있다.
이번 초청작은 인성호 작 조성인 연출의 연극 <아부지>. 노년기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는 치매라는 질병을 소재로 부부의 굴곡진 삶과 인생, 가족의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나이 들어가는 우리 아버지, 어머니에게 치매라는 질병이 찾아오면서 가족이 겪게 되는 두려움과 불편함, 차단된 감각과 감성을 사랑으로 다시 이어가는 노력을 이야기한다.
줄거리는 대략 이렇다. 대필작가 준호는 아버지의 자서전을 직접 출판하기로 하고 아버지와의 인터뷰를 진행한다. 빠른 진행의 혈관성 치매환자인 아버지. 미워하던 새어머니가 치료를 권유했지만 대수롭지 않다는 듯 타박하다 시간이 흐르고 평소처럼 아버지를 대하는 새어머니를 오해하며 집 밖으로 내몬다. 아버지를 돌보던 딸과 아들의 삶이 점점 파괴되는 지경에 이르자, 새어머니는 자식들의 인생을 위해 요양원에 보내도록 권유한다. 떠나기 전 마지막 기간 동안, 과거뿐 아니라 지금 현재 남편의 모습까지 진정 사랑하며 돌보는 새어머니를 보면서 자식들은 뉘우치게 되고 진정한 가족으로 화해하고 소통하게 된다. 수년 후 준호는 아픈 새어머니와 아버지 산소를 찾고, 생생한 아버지와의 추억을 '찬란한 봄날의 소풍'이었다고 노래하며 어머니는 눈을 감는다.
이주희 성남연극협회장은 “그동안 성남연극제는 악극, 창작극, 마당극, 정극 등 다양한 장르의 극예술을 올리려 노력해왔다. 이번에 개막한 <아부지>는 치매환자가 아닌, 치매인 우리의 부모를 담아 낸 가족이야기로 따뜻하게 남녀노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이라 선택했다.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성남연극제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많은 관심 바란다”라는 인사말을 전했다.
연극 <아부지>는 우리에게 익숙한 ‘얼굴’, ‘커피한잔’ 같은 7080시대의 노래와 주인공들의 멋진 탱고, 조연들의 유머러스한 연기가 조화를 이뤄 즐거움과 감동을 동시에 선사했다. 극을 보면서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모를 정도로 웃거나, 어느새 가슴이 먹먹해지는 순간이 번갈아 찾아왔다. 막바지 새어머니 성희의 노래가 흐르자 관객석에서는 훌쩍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인생을 소풍으로 표현한 천상병 시인의 ‘귀천’의 한 구절처럼 ‘돌아가서 아름다웠다’고 말할 수 있도록 우리 인생의 시간들을 사랑하며 잘 채워야겠다. 취재 양시원 기자 seew2001@naver.com 저작권자 ⓒ 비전성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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