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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 백배 즐기기/ 아름다운 남한산성 성곽 기행

  • 관리자 | 기사입력 2009/12/24 [16:39]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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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혹독한 추위가 기승을 부렸다는 병자호란(1636년). 그 겨울의 참혹했던 때를 생각하며 오름길과 내리막길이 이어지는 남한산성 성곽(11.7㎞) 트레킹을 시작한다.  
행정구역상 성남 광주 하남을 경계로 이어지는 남한산성은 청량산과 서문의 연주봉, 동문의 벌봉 등 많은 봉우리가 성벽으로 둘러 쌓여있다. 산성역에서 9번 버스를 타고 내리면 성남과 광주의 경계에 위치한 남문(지화문)이다. 하늘이 맑고 투명해서 겨울산행의 즐거움이 저 하늘에 담겨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남문→수어장대(30여분)
수어장대로 가는 길은 오름길이다. 한쪽 팔을 내밀어 등산객에게 그늘을 만들어 주는 소나무 아래서 눈앞에 펼쳐진 성남시를 바라보고 잠시 우리 동네 찾기 놀이를 하며 숨을 고른다. 병자호란 당시 인조가 친히 군사를 지휘, 격려하면서 항전했다는 수어장대에 도착. 서울 조망권의 시작이다. 멀리 남산타워와 한강을 보며 지척에 있는 서문(우익문)으로 향한다. 





수어장대→서문(10여분)

세월의 무게를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의 아름드리 소나무 군락길이 북문(전승문)까지 이어진다. 수많은 이야기를 굽은 등에 감춘 소나무는 보는 이의 마음을 아프게 하지만 아름답다. 일제 강점기에 소나무를 지키기 위해 금림조합을 만들어 벌목을 막았던 303명의 마을 주민께 감사의 마음을 표한다. 가장 전망이 좋은 서문(우익문)은 등산객이 많고, 인조가 이 문을 통해 삼전도로 내려가 청 태종에게 항복한 아픈 역사가 서려있다. 


서문→연주봉 옹성→북장대터→북문→동장대터(60여분)
하남시가 시야에 가득 펼쳐진다. 대부분 내리막길을 따라 연주봉 옹성, 북장대터, 북문(전승문)까지 순조로운 산행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동장대터로 가는 길은 소나무 군락길에서 참나무?단풍나무 등 혼합림 길이다. 성곽 기행 중 가장 힘든 오름길 구간이지만 돌계단으로 정비돼 있어 눈이 쌓인 날 외에는 안전한 산행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길이다.


동장대터→장경사신지옹성→장경사→송암정(45여분)
남한산성엔 다섯 개의 옹성이 있다. 적으로부터 성문을 보호하기 위해 일차적 방어를 목적으로 이중 성벽을 쌓았는데 그 중 장경사 신지옹성은 말발굽처럼 생겼다. 옹성 앞은 말 잔등 같은 능선들이 맞닿아 장관을 이뤄 힘들게 오른 보람을 느끼게 한다. 잠시 휴식을 취하고 남한산성을 지을 당시 산성 짓는 일을 도왔던 승군들이 훈련을 받으며 머물던 장경사를 지나 소로(小路)의 정취를 물씬 느낄 수 있는 송암정을 거쳐 동문에 도착한다. 


동문→남문(40여분)

남한산성은 역사적으로 큰 의미가 있고 아름다운 곳이다. 표지판이 곳곳에 있고 구간마다 정비가 잘돼 있어 산행에 불편함이 없다. 성곽을 돌아보며 노송과 성벽을 손바닥으로 쓰다듬어본다. 병자년의 혹독한 추위와 참혹한 역사를 함께 견뎌낸 노송과 성벽이 자랑스럽다. 현재 경기도는 남한산성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 추진 중이다. 남한산성의 아름다움이 세계 속에 알려질 그날이 오길 기대한다.


윤현자 기자 yoonh1107@hanmail.net
조민자 기자 dudlfdk@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