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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탑3동 나르샤가온길.. 배전함이 벽화로, 더 걷고 싶은 길로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19/10/31 [09:17]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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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르샤가온길 배전함 벽화그리기     © 비전성남
 

야탑3동 행정복지센터를 지나 걷다보니 페인트 냄새가 진하게 풍겨왔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사람들의 붓 끝에서 꽃이 피어나고 새가 날고 행복한 문구가 쓰이고 있었다. 야탑3동 나르샤가온길에서 펼쳐진 풍경이다.

    
▲ 나르샤가온길의 의미     © 비전성남

 

‘나르샤 가온길’은 ‘우리 동네 중심길(가온길)로 이 길을 오가는 사람마다 좋은 기운을 받아 하늘로 날아갈 듯 하는 일마다 잘되길 바란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 나르샤가온길 전경     © 비전성남

 

야탑3동 매화로48번 길에서 중탑어린이공원을 지나 벌말로40번길 상희공원 앞까지 이르는 이 길은 야탑역에서 연결되는 상가들이 늘어서 있고 주택가와 아파트로도 연결되는 마을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길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마을의 산책로이자 출퇴근 중심인 나르샤가온길. 그런데 언제부턴가 길 중간 중간에 있는 배전함에 광고 전단지와 스티커가 지저분하게 붙여지고 쓰레기가 많이 버려지기 시작했다.

    
▲ 배전함에 그려진 그림     © 비전성남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나르샤가온길 마을사업단은 봄부터 마을 주민들의 의견을 모으고 여러 차례 회의를 통해 배전함을 깨끗이 청소하고 그림을 그려 넣기로 했다.

    
▲ 배전함 채색작업 자원봉사에 참여한 주민들     © 비전성남

 

마을 학교와 경로당 등에서 자원봉사자를 모집해 10월 28일에는 배전함에 붙은 광고지를 떼어내고 닦아내는 청소를 했다. 29일에는 자원봉사자들과 미술협회의 도움으로 배전함에 밑그림을 그렸고 30일부터 그림에 색을 입히기 시작했다.

    
▲ 배전함에 채색작업을 하는 야탑3동 최영숙 동장과 주민들     © 비전성남

 

이틀째 마을 주민들과 함께 일하고 있는 야탑3동 최영숙 동장은 “마을 자원봉사자들과 마을공동체가 주축이 돼 이뤄낸 의미 있는 일이다. 쓰레기 문제로 주민들의 고민거리였던 낡고 퇴색된 배전함이 예쁜 벽화로 바뀌면 그림이 함께하는 문화의 거리가 될 것”이라고 했다.

    
▲ 야탑3동 최장권 주민자치위원장     © 비전성남

 

야탑3동 최창권 주민자치위원장은 “이 일에 주민들의 관심이 많았다. 참여한 주민들이 길을 걸을 때마다 좋은 추억을 떠올리며 보람을 느낄 수 있길 바란다”며 “다음에는 가로등과 벤치도 예쁘게 꾸며 분당 최고의 산책길로 만들고 싶다”는 목표도 덧붙였다.

    
▲ 채색 자원봉사에 참여한 학생들     © 비전성남
▲ 채색 자원봉사에 참여한 박서영(하탑중 1) 양     © 비전성남

 

중학생들은 학교일과가 끝난 후에 채색 봉사활동에 동참했다. 도화지에 그림 그리는 것보다 더 신중하지만 즐겁게 색칠에 참여했다. 엄마가 봉사를 신청해 참여했다는 박서영(하탑중 1학년) 양은 “엄마가 신청하긴 했지만 물감으로 색칠하는 걸 좋아한다. 그림을 채워가는 것이 뿌듯하고 재미있다”고 했다.

    
▲ 길을 지나다 채색에 참여한 어린이와 엄마     © 비전성남

 

길을 지나던 어린이도 엄마와 함께 색칠에 참여해 본다. 이 길을 지날 때마다 내가 그린 그림을 자랑할 추억거리가 생겼다.

    
▲ 나르샤가온길 상가의 한 편의점 사장님이 채색작업에 동참하고 있다.     © 비전성남

 

상가 주변 길에서 하는 배전함 채색작업을 달가워하지 않던 한 편의점 사장님은 일이 진행되는 과정을 지켜보더니 돕고 싶다며 직접 붓을 들기도 했다.

    
▲ 테마가 있는 걷고 싶은 우리 동네 숲(꽃)길 조성 사업으로 꾸며진 화분     © 비전성남

 

중심부를 따라 커다란 화분에 아름다운 꽃들이 있다. ‘테마가 있는 걷고 싶은 우리 동네 도시숲(꽃)길 조성사업’에도 선정돼 만들어진 꽃길이다.

    
▲ 시가 적힌 나무판이 붙여 있는 나무     © 비전성남
▲ 시가 적힌 나무판이 붙여 있는 나무     © 비전성남

 

곱게 물든 단풍으로 가을을 알려 주는 길가의 나무들에는 정지용의 ‘고향’, 윤동주의 ‘서시’  등 길을 걷는 이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시를 적은 나무판을 붙여 놓았다.

    
▲ 그림과 꽃길이 펼쳐진 나르샤가온길     © 비전성남

 

배전함에 벽화그리기는 31일까지 마무리 채색과 정리 작업을 거쳐 완성된다. 11월에는 이 길에서 프리마켓도 진행될 예정이다. 이 가을 문화와 감성, 즐거움을 충전하고 싶다면 야탑3동 나르샤가온길로 산책해보길 권한다.

    

취재 나안근 기자 95nak@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