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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9년 3월 성남에 울려퍼진 만세소리와 기억해야 할 주인공들

'성남지역 독립운동과 기념사업 추진방안' 성남문화원 제24회 학술회의 열려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19/10/31 [13:33]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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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30일(수) 오후 1시 30분부터 성남시청 3층 한누리홀에서 성남지역 독립운동과 기념사업 추진방안을 주제로 한 24회 학술회의가 열렸다.

    

학술회의를 주최한 성남문화원 김대진 원장은 “이번 학술회의를 통해 더욱 알찬 기념사업을 추진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하며 학술회의를 지원해 준 성남시에 감사한다”는 인사와 함께 개회사를 마쳤다.

    
▲ 개회를 알리며 인사말을 하는 김대진 성남문화원장     © 비전성남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수립 100주년 기념행사로 개최된 학술회의에서는 성남지역에서 전개된 민족운동과 독립운동을 주도한 인물에 대한 기조발표(수원대학교 박환 교수)를 시작으로 제암 한순회와 천도교의 민족운동(숭실대학교 성주현 교수), 성남지역 일대에서 전개된 만세운동(동국대학교  조성운 교수), 일제의 경제수탈의 실상과 독립운동(동서울대학교 서승갑 교수) 등 주제발표가 이뤄졌다.

    
▲ 성남지역에서 전개된 독립운동과 기념사업 추진방안을 발표하는 박환 수원대학교 교수     © 비전성남

    

수원대학교 사학과 박환 교수는 기조발표에서 1876년 경기도 광주군 낙생면에서 출생한 남상목 의병장, 의병운동과 만주독립군으로 활약한 이명하를 성남지역의 민족운동을 이끈 인물로 거론했다.

    

성남지역의 3·1운동은 3월 하순에 집중적으로 일어났으며 횃불시위는 4월까지 지속됐는데 돌마면 율리의 한순회, 한백봉은 1919년 고종 장례식에 참여한 후 3·1운동을 직접 주도했다.

 

광주군 돌마면 여수리가 본적인 이시종은 농사에 종사하던 중 중대면 송파리에서 시위에 참가한 후 대왕면에서 만세시위를 주도한 인물이다. 한편 신간회 광주지회는 한순회, 한백봉, 한백호, 이대헌,  유인목, 박기환, 한용회 등 돌마지역의 인사들이 조직의 중심축을 이뤘다.

    

박 교수는 대한민국 임시정부에서 활약한 이규철, 염재항, 신익희에 관한 내용도 함께 다뤘다.

 

이규철(1895~1922년)은 1985년 6월 광주 출생으로 대한민국 임시정부 연통제를 구축하고 경찰관서  폭파사건으로 체포돼 옥사한 독립운동가다.

    

광복군(충칭에서 창설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군대) 제2지대에 입대해 적에 대한 정보수집, 유격전등 무장투쟁론을 실천한 염재항(1899년~?)도 광주군 중대면에서 출생한 성남의 독립운동가다.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핵심요인으로 일관된 항일 투쟁에 참여한 신익희(1892~1956)도 광주시 초월읍 서하리에서 태어난 독립운동가로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이 추서됐다. 

 
▲ 제암 한순회와 천도교의 민족운동에 대해 발표하는 숭실대학교 성주현 교수     © 비전성남

 

성남지역 인물에 대한 연구가 부족한 상황에서 성주현 숭실대학교 교수의 ‘제암 한순화의 천도교 활동과 민족운동’ 발표는 천도교를 기반으로 성남지역에서 3·1운동을 전개하는 토대를 마련하고 신간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한순화의 위상과 평가를 주요 내용으로 다뤘다.

    
▲ 성남에서 전개된 3·1운동에 대해 발표 중인 조성운 동국대학교 교수     © 비전성남

    

3·1운동 100주년을 기념, 국사편찬위원회는 2016년부터 3년에 걸쳐 일제 측 보고문건 및 판결문, 신문조서,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간행한 ‘한일관계사자료집’, 외국인 선교사의 보고 등 3·1운동 관련 데이터베이스 서비스를 올 2월 20일 개시했다.

    

조성운 동국대학교 교수는 이 서비스를 3·1운동 연구의 기념비적인 사건이라고 평가하면서 성남지역에서 전개된 3·1운동에 관한 두 번째 기조발표를 이어갔다.

    

3·1운동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경성을 제외한 경기도의 시위건수는 367건, 참여인원은 최대 20만9,189명으로 시위건수나 참여인원에서 압도적으로 많았다.

    

3·1운동 이전 성남지역의 항일민족의식은 동학농민운동, 의병전쟁, 애국계몽운동을 통해 성장했고  경안면, 중대면, 중부면, 낙생면, 돌마면, 남종면, 실촌면 등에서 3월 22일부터 4월 4일 사이에 집중적으로 3·1운동이 전개됐다.

    

한편 일제 측 자료엔 남아 있지 않지만 증언 자료에 따르면 광주군 최초의 3·1운동이 3월 하순에 중대면 송파리에서 일어났다는 지금까지의 통설과는 달리 규모는 작았지만 3월 1일부터 10일 사이에 광주군에서도 3·1운동을 전개한 곳이 있음을 알 수 있으며 경기도와 광주군의 3·1운동은 비폭력적인 경향을 지녔던 것으로 파악됐다.

    
▲ 일제의 강제수탈과 독립운동을 발표하는 서승갑 동서울대학교 교수     © 비전성남

    

마지막 기조발표를 맡은 서승갑 동서울대학교 교수는 그동안 인물과 사건중심의 연구에서 보다 근원적인 문제를 살펴보는 내용으로 발표를 이어갔다.

 

이에 따르면, 일제는 폭력적인 약탈경제에 의존한 식민통치를 하며 1910~1918년에 걸쳐 시행한 일제의 토지조사사업은 전통 민유지를 국유지로 처리해 토지를 수탈했다. 1912년 작성된 토지조사부를 통해 당시 농촌사회였던 성남지역에서도 가장 곡창지대였던 낙생면, 궁내면과 백현리 지역의 토지에 일본의 강제수탈이 집중됐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 일제는 소작인에게 경작권을 인정해 주는 지주-소작인 간 배려를 없애고 소유권 중심으로 토지체계를 바꿨다. 그 결과 소작인 간의 경쟁관계를 조장해 공동체정신을 와해시킴으로써 농촌사회에 직접적 토지수탈보다 더 치명적인 피해를 줬다.

    

그러면서 서 교수는 “우리 선조들이 일본 제국주의에 맞서 투쟁을 전개한 원인이 무엇인지를 토지수탈, 식량수탈, 인력 및 전쟁물자 수탈 등 총체적 관점에서 고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종합토론. 왼쪽부터 윤종준 성남학연구소 상임위원, 서태정 한국학중앙연구원 전문원, 김인식 중앙대학교 교수, 박환 교수, 성주현 교수, 서승갑 교수  ©비전성남

 

이번 학술회의에서 성남지역 독립운동 기념사업의 추진방안과 관련, 박환 수원대학교 교수는 3·1운동의 가치를 공유하고 확산하기 위해 시민 중심의 축제를 마련하고, 전시회와 독립운동자료관 구축,  독립운동 인물열전 편찬 등 다양한 사업을 구상할 것을 제안했다.

    

또한 체험학습을 통해 학생들에게 지역사에 대해 공부하고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학생들에게 친근한 매체인 유튜브와 웹툰을 통해 기념사업을 전개하는 것이 효과적인 접근방법이라고 강조했다.

 
▲ 학술회의 참석자들     © 비전성남

    

 

취재 김기숙 기자 tokiwife@naver.com